금감위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여부를 최종 심사해야 할 기관이었다. 하지만 한 달 전부터 변양호가 스티븐 리를 사석에서 네 차례 만나 장외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참조)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수출입은행(수은), 재경부 내에서 수은을 담당하던 경제협력국은 협상 과정에서 소외돼 있었다. 한 달 뒤 금감위는 본회의에 참석한 6인 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2003년 7월 15일 이른 아침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회의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변양호의 제안에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 김석동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답했다.
배석한 두 기관의 실무진과 청와대 행정관 주형환, 행장 이강원을 비롯한 외환은행의 핵심 관계자들, 외환은행의 재무자문사 모건스탠리와 법률자문사 세종의 인력들도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이었다. 이들이 식전 댓바람부터 집결한 건 론스타 때문이었다. 외환은행 가격 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들던 그때까지 론스타는 인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그저 “은행법 시행령에 예외적 인수 허용 요건으로 규정된 ‘부실 금융기관의 정리 등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봐 달라”고 떼쓸 뿐이었다.론스타 측으로부터 예외승인 요청을 계속 받아왔던 변양호가 말을 받았다.변양호의 고교·대학 1년 선배였던 김석동은 난색을 표했지만 그에게도 대안은 없었다. 그렇다고 예외승인 안을 무턱대고 받을 수도 없었다. 금감위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여부를 최종 심사해야 할 기관이었다. 책임을 뒤집어쓸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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