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의 달인 장수왕, 중국 황제를 참수한 이유 장수왕 역사저널 균형외교 풍홍 이준목 기자
서기 438년, 고구려 영토인 요동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북연의 황제였던 풍홍이 고구려 장수에게 참수당한 것.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 따르면 장수왕 26년에는"왕이 풍홍을 남쪽으로 보내고 싶지않아 장수 손수와 고구 등을 보내 풍홍을 북풍에서 죽이고 아울러 그의 자손 10여 명도 죽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장수왕은 아버지 광개토대왕과 함께 고구려의 최전성기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왕호에 걸맞게 재위기간만 무려 79년 2개월에 이른다. 하지만 한민족 최대의 정복군주로 불렸던 아버지의 화려한 업적에 상대적으로 가린데다 고대사 기록의 부족으로 인하여 그 업적이 충분히 조명받지못하여, 긴 재위기간에 비하여 드라마틱한 활약이 없는 '노잼' 군주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하지만 역사학자들은 장수왕의 업적이야말로 오히려 광개토대왕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장수왕은 435년 북연 황제 풍홍, 436년에는 북위 황제로부터 각각 은밀한 외교 문서를 전달받는다. 전자는 전쟁에서 밀린 북연의 황제 일가가 고구려로 망명하여 후일을 도모하려고 하니 받아달라는 요청이었다. 고구려군은 화룡성의 재화를 약탈한 뒤, 북연 황제 풍홍과 백성들을 모두 데리고 성을 비우고 고구려 땅 요동으로 철수했다. 삼국사기에는 기병을 거느리고 후미에서 방진을 이루며 회군하는 고구려군의 위풍당당한 행렬이 앞뒤로 80여 리가 이어졌다고 기술하고 있다. 북위군은 갑자기 나타난 고구려군에 당황하여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장수왕은 이러한 수많은 변수 속에서도 매번 치밀한 계획과 정확한 판단력으로 충돌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어찌보면 위험한 도박이지만 그만큼 전쟁까지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외교적으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흔히 외교관의 언어에는 'NO'라는 단어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국제외교에는 선악이나 정답이 없고 이후로도 계속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사사건건 모든 것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결론내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유래한 개념이 바로 '전략성 모호성'이다. 빙빙 돌려말하는 완곡어법이 답답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모호한 외교적 언어를 통하여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관련된 국가 모두 정치적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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