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세워지자, 학교를 강탈한 이의 동상을 세우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반발이 학내외에서 일고 있다. 영남대는 지난 23일 개교 77주년을 맞아 학내 천마아너스파크 광장에 2.5m 높이의 박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동상 아래에는 “
영남대는 지난 23일 개교 77주년을 맞아 학내 천마아너스파크 광장에 2.5m 높이의 ‘영남대학교 설립자 박정희 선생’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영남대 제공영남대는 지난 23일 개교 77주년을 맞아 학내 천마아너스파크 광장에 2.5m 높이의 박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동상 아래에는 “영남대학교 설립자 박정희 선생”이라고 적혀 있고, 뒤에는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라고 적힌 대형 펼침막을 세웠다. 동상 오른쪽과 왼쪽에는 각각 박 전 대통령의 약력과 1968년 국민교육헌장이 적힌 비석이 있다. 동상 제작 비용은 이돈 영남대 미주연합총동창회장이 전액 기부했다.
영남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박정희 선생의 창학 정신과 교육 철학, 업적을 기리고 개교 77주년을 맞아 그의 뜻을 후대에 더욱 빛내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설립자인 박정희 선생은 1967년 교육철학과 애국애민 정신으로 영남대학교를 설립하고 영남대의 교육 지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하지만 5·16군사쿠데타와 인권 탄압 등 군사 독재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영남대는 군사 정권 시절에 대해 “1963년부터 1979년까지 대한민국 제5대부터 제9대 대통령으로 재임하며 조국의 근대화와 민족중흥이라는 원대한 꿈과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썼다.
학생들은 이번 동상 건립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 한 학생은 “학교 설립자가 아니라 학교 뺏은 사람 아니냐”고 썼고, 또 다른 학생은 “박정희가 영남대를 설립한 것은 1967년이다. 그렇게 ‘박정희 설립자’ 운운하고 싶으면 개교 57주년이라고 하라”고 비꼬았다. 영남대 총학생회도 지난 18일 “학생 다수가 동상 설립에 반대 입장임을 본부에 전달했고,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해 총학생회 입장문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근 영남대 민주동문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박정희는 독재 권력을 이용해 학교를 빼앗았고, 그의 딸 박근혜까지 돈 한 푼 내지 않고 학교를 장악한 ‘강탈자’다. 더구나 친일과 군사 독재를 한 사람의 동상을 교육 현장인 학교에 세우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영남대의 뿌리는 1947년 ‘경주 최부자’로 불리는 독립운동가 최준 선생이 영남권 유림의 돈을 모아 설립한 옛 대구대다. 박 전 대통령은 1967년 대구대와 청구대를 ‘영남종합대학’으로 합병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1980년부터 9년간 영남대 학교법인 영남학원 이사장과 이사를 지냈다. 학내 비리 사건으로이 잇따라 터지자 박 전 대통령은 1988년 영남대에서 물러났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박 전 대통령에게 영남학원 이사 4명의 추천권을 줬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영남대 교내에 박정희 동상 설치...학생·시민단체 반발대구시와 경상북도가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시민사회로부터 비판을 받는 가운데 영남대학교가 학교 안팎의 반대에도 개교 77주년을 기념한다며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다. 영남대는 23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천마아너스파크에서 영남대 설립자 박정희 선생 동상 제막식을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영남대 교내에 박정희 동상 들어서대구시와 경상북도가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시민사회로부터 비판을 받는 가운데 영남대학교가 학교 안팎의 반대에도 개교 77주년을 기념한다며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다. 영남대는 23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천마아너스파크에서 '영남대 설립자 박정희 선생 동상 제막식'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경북도청 앞에 박정희 동상?…박정희·백선엽 동상 국감서 질타경북도청에서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북도가 추진하는 박정희 동상 건립 문제가 질타받았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경북도는 도청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박정희 동상만 6개…2개 더 세운다' 경북도청 국감서 도마 위(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김선형 윤관식 기자=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북도 국정감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이 도마 위에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박정희 동상 비판 쏟아진 국감, 경북지사는 건립 의지 '유지'경북도청에서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설치를 두고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공과 과가 있지만 공을 인정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면서 동상 건립 의지를 유지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비례대표)은 경북도청 앞에 10m 높이의 박정희 동...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교주 박정희'의 부활... 영남대에 세워진 금색 동상[김종성의 히,스토리] 박정희가 빼앗고, 박근혜가 이사장 맡은 영남대... 박씨 일가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