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서울 전시, 뉴욕과 이게 다릅니다 에드워드호퍼 서울시립미술관 기획전시 길위에서 임은희 기자
에드워드 호퍼라고 하면 흔히 미국의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가, 특유의 명암과 색감, 기존의 공식을 따르지 않은 과감한 구도와 현대인의 외로움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서울시립미술관에서 8월 20일까지 열리는 전시 '에드워드 호퍼:길 위에서'는 공식처럼 알려진 특징들 위주로만 살펴보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2011년 한국전시 도록의 표지였던 '철길의 석양'과는 다른 작품인 '맨해튼 다리'를 도록의 표지로 걸었지만 호퍼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비슷한 시기의 뉴욕 그림이라는 점에서 전시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당시 직접 목격한 휘트니미술관의 모든 벽은 흰색이었다. 밝은 조명과 적절한 채광은 작품 속 빛과 어둠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7개의 섹션은 호퍼의 대표적인 특징들을 보여주기 좋은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에드워드 호퍼 섹션에서는 자화상과 습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유명한 중년 이후의 자화상이 아닌 젊은 시절의 호퍼부터 시작한다. 관람 방향이 있지만 전시장 가운데 서서 좌우로 고개를 돌리면 1903년과 1925년의 호퍼가 마주보고 있다.
'수평'을 감상 포인트로 꼽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 전시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청년 호퍼는 상승 구도의 작품을 즐겨 그렸기 때문이다. 전성기 때는 건물의 층에 관계없이 수평 구도를 많이 사용했지만 극장을 좋아했던 호퍼는 발코니 석에 앉아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형태의 하강 구도 작품도 많이 남겼다.전시는 가장 화려한 시기의 대표작에 집중하지 않고 초창기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의 삶의 여정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호퍼 특유의 스냅샷 같은 그림이 완성되기까지 단 한 번도 끊긴 적 없었던 호퍼의 미술인생이 찬란하게 펼쳐진다. 모래는 거칠게, 햇살은 밝게, 바다는 깊게 보여준다. 실험적 구도를 과감하게 쓴 작품이 보여주는 불안정감은 호퍼의 그림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영역이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흰 벽의 색감을 치밀하게 표현했다.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숲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건물들, 뉴요커와는 다른 정적인 자세의 사람들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다양한 감정을 유도한다. 뉴욕 전시에서는 조연에 불과했던 조세핀 호퍼가 서울 전시에서는 비중있게 다뤄진다. 다른 섹션에서도 조세핀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품을 얼마에 팔았고 중개업체는 얼마를 가져갔으며 최종 이윤은 얼마를 남겼는지, 그림에 등장하는 집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등을 상세히 적은 그녀의 노트가 키포인트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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