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말, 이거 보면 절대 못해요 돌봄 살림 필수노동 엄마 이웃 최문희 기자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딸들의 다짐, 그 기원은 어디일까. 살림은 물론 집안의 대소사를 주관하고도 엄마는 늘 아버지의 등 뒤로 한 걸음 물러서 있었다. 퇴근 후 식구들의 끼니를 차리고 다음 날 새벽같이 출근했다. 등본에는 배우자로 돼 있지만 생활을 책임졌으므로 세대주나 다름없었음에도 친지가 모이는 자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사양했다. 소주가 오가는 자리에서 한 잔 같이 걸쳐도 시원찮을 판에 안주를 깔았다. 아비들은 늘 잘 먹었고 엄마는 자리 하나를 앉더라도 따뜻한 구석은 남편과 남자 형제에게 양보했다.
순덕씨의 공식 직책은 '미화원'. 그는 삶과 죽음이 지극히 종이 한 장 차이로 오가는 응급실로 1993년부터 출근했다. 환자들이 위급한 상황을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무균실과 같은 의료현장을 단련된 근육으로 유지해왔다. 팬데믹 당시엔 마스크, 가운, 비닐장갑 등 각종 쓰레기가 즐비했고 그가 하루치 치운 쓰레기통만 해도 열다섯 통. 이들이 사라지면 필수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 4분의 1이 사라진다. 돌봄과 노동, 보건의료, 환경 미화 등 분야에 대다수 여성들의 노동이 집약돼 있는데, 이들의 노동 덕분에 팬데믹 아래 많은 사람들이 불안의 터널을 안심하고 나올 수 있었다. 작가는 그중 한 사람인 순덕님의 업무 일과를 꼼꼼하고 성실하게 책에 옮겼다. 그리고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응급실의 모든 청소를 혼자서 담당하는 순덕님의 언어에는 매번 따라붙는 말이 있다.이순덕"돌아보죠. 내가 치운 데를 한번 이렇게 둘러보는 거예요. 저는 일하면서 실수 잘 안해요. 의사 선생님들은 기술이 어려우니까 실수할 때가 있을지 몰라도 나는 청소일이니까 완벽하게 해요. 남의 자리에서는 일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어요. 그저 내가 맡은 일만은 완벽하게 하는 거예요." '철저하게', '완벽하게'라는 단어를 자주 쓰는 순덕님은 27년간 한자리에서 일하며 쉬는 날에는 독거노인 집에 돌봄 봉사를 다녔다.
작가의 인터뷰 기록을 읽다 보면 인숙씨의 새 마음을 다른 말로 '버티는 마음'으로 호명할 수 있다는 걸 배우게 된다. 천자문을 떼고 더 공부하고 싶었지만 시집가라는 부모의 말에, 자식 같은 오이 하우스에 불이 났을 때도 그는 버티는 마음으로 새벽을 깨트리며 밭으로 건너가 근심을 털었다. 40년 동안, 툭툭 씻어내듯이. 장병찬"그랬더니 할머니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아냐? 그 말은 난 지금도 생생햐. '밥사발에도 눈물이 있고 죽사발에도 웃음이 있으니, 죽을 먹어도 웃을 수 있다면 살겠다'라고 말하는 거야. 내가 열아홉에 할머니헌티 그 말을 듣고 감동을 받아 버린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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