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찾아 한국에 온 입양아, '찌개' 만드는 법 배우는 이유 영화 윤재호 한연재 전주국제영화제 찌개 조영준 기자
*주의!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 영화 는 먼저 이렇게 대답한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 보내졌지만 어눌하게나마 한국말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도록 했던 노력의 시간. 자신을 길러준 부모의 생일날 김치찌개를 끓여주고자 했던 마음.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이 생의 시작이었던 품을 찾아 다시 돌아올 용기. 그런 것들이 무엇인가 보고 싶어 애가 타는 마음이라고 말이다.
영화 는 그리움이라는 하나의 감정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다뤄내는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첫 시작에서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된 에이미가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장면이 그려지지만, 그 일을 통해 만나게 되는 은선과의 낯설고 복잡한 관계가 극의 후반부에서 이어진다. '찌개'가 엄마를 이야기할 때 보편적으로 제시되는 대상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를 통해 두 사람의 서로 다른 기억이 드러나도록 구조화된 이 극의 모양에는 단순하면서도 깊은 고민이 담겨 있는 듯 보인다.이 영화의 첫 번째 문제는 에이미가 가진 그리움의 대상이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한국을 찾은 유일한 이유이자 오랫동안 만남을 기다려왔던 순간의 가장 중요한 인물인 엄마가 이미 세상을 떠난 상황. 엄마의 찌개 가게는 딸인 은선이 이어받아 영업을 하고 있지만 사실 큰 의미는 없다.
처음에는 그래도 일손이나 하나 덜자 싶었지만 갈수록 하는 행동이 어쩐지 불편하다. 잘 알지도 못할 텐데 엄마의 이야기를 꺼내고 은근한 험담도 계속한다. 평생 지키고 싶은 엄마의 레시피도 상의 없이 제 멋대로 바꾸려고 하고, 이 가게를 언제까지 엄마의 이름으로 이어갈 거냐며 선 넘는 참견을 해온다. 결국 에이미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녀의 가방을 몰래 뒤지던 은선은 그녀가 그동안 왜 그런 행동들을 이어왔는지 어렴풋이 알게 된다.각자의 사정으로 서로 다른 그리움을 보이던 에이미와 은선은 이제 같은 자리에서 부딪히고 만다. 친딸이기는 하지만 오랜 시간 멀리 떨어져 서로의 생사도 모르고 살았던 이와 친딸은 아니지만 항상 곁에서 삶의 모든 순간을 함께 공유했던 이로. 에이미에게 은선은 원래 자신이 있어야 했던 자리를 빼앗은 존재로 남고, 은선에게 에이미는 묘한 타이밍에 나타나 자신에게 남을 유일한 엄마의 자리마저 빼앗을 존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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