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당당히 게임을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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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당당히 게임을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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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지독한 인연이 시작되겠구나 느낀 건,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를 만나면서였다. 그 이전에도 문방구 앞 오락기를 통해서, 또 친구 집에서 간간이 게임을 하기는 했지만 그때까지 게임은 그저 친구와 함께 놀기 위한 많은 수단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는 달랐다.

게임을 중계하는 TV 프로그램이 생기고 게임과 관련한 각종 파생 상품이 나왔다. 친구들은 크고 작게 승부를 겨루며 실력을 뽐냈고 누구나 저마다 가슴속에 응원하는 프로게이머 한 명쯤은 있었다. 그 이후 세상은 달라졌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아니, 달라진 지 오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2022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콘텐츠 산업 내 매출에서 게임은 약 21조1,848억 원이다. 비중으로 따지면 14.3%로 방송, 출판, 광고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콘텐츠 수출액으로 따지면 더 놀랍다. 게임산업 수출액은 약 11조4,761억 원으로 전체 콘텐츠 수출액 중 67.4%를 차지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 게임산업의 세계 게임시장 점유율은 7.6%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사실 처음 일부 게임 유저들로부터 이런 반응이 나왔을 때에는 ‘새삼스럽게 뭘 또’ 같은 느낌이었다.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이미지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여성가족부나 페미니즘을 향한 조롱 섞인 게시물은 늘 있어왔다. 뭐 대단히 여성 혐오적인 콘텐츠에 동의하고 즐기는 유저가 아니라 할지라도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여성 캐릭터에, 여성 유저를 향한 말에 어느 정도 성차별적 요소가 섞여 있음을 모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게임을 하는 유저들 사이에서도 이런 여성 혐오적인 메시지는 통용됐다. 이를테면 ‘혜지’라는 표현이 그랬다. 여성형 이름으로 자주 쓰이는 ‘혜지’라는 이름은 여성이 게임을 잘하지 못한다는 편견에서 비롯된 혐오 표현이지만 마치 ‘김 여사’처럼 흔하게 쓰였다. 그저 큰 죄책감 없이 보이스채팅에서 여성 유저가 들어오거나 아니면 성별과 상관없이 그냥 게임을 잘하지 못하면 “너 혜지냐?”라는 식으로 여성을 뭉뚱그려 비난하고 조롱했다. 그리고 이게 내가 게임을 하면서 본 혐오 중 지면을 이용해 소개할 수 있는 가장 온건한 형태의 모습이다. 그 외에도 여성 캐릭터를 성기에 빗대 표현한다던가 더 입에 담기도 싫은 혐오를 수두룩하게 봐왔다.기존에 자행되는 혐오에는 아무런 성찰 없이, 페미니즘 운동이 만들어낸 성평등으로의 변화에 눈감으며 억지 논란을 통해 운동의 의미를 훼손하고, 여성 노동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여 괴롭히고 노동권을 박탈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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