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작품 개작을 통해 알게 된 헤밍웨이의 200회 이상의 가필 수정에 대한 노력과 옛날 음식에 대한 추억을 나누고 있다.
예로부터 헌 집 고치기가 새 집을 짓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고 한다. 나는 목수가 아니라서 그 고충은 잘 모르겠으나 작가로 일단 완성한 작품을 두어 번 개작해 보았는데, 앞의 말이 절감됐다. 내가 인생 역작으로 쓴 은 무척 고심하면서 탈고한 뒤 출판하였다. 그 작품집 후기 첫 문장은'나는 이 한 편을 쓰고자 76년을 살아왔다'라고 썼다. 하지만 작품집을 출간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소기의 목표에 이르지 못하여 평생을 작가로 살겠다는 내 애초의 꿈과 각오가 무참하게 허물어진 것 같아 최근 오랫동안 우울증 속에 살았다. 그런 가운데 내가 평소 좋아했던 미국의 행동주의 작가 헤밍웨이 의 를 읽은 뒤 그 해설을 보는데 다음 문장에 눈이 번쩍 띄었다. '는 1952년 '라이프' 지 9월 1일 호에 게재되어, 9월 8일 '스크립너'사에 의해 출판되었다. 헤밍웨이 의 말을 빌리면, '200회 이상이나 되풀이해 읽고 가필 수정한 끝에 드디어 1년 후에 완성, 발표했다고 한다.
' -'동서문화사' 발간 세계문학전집 19권 653쪽 뭐! 200회 이상이나 되풀이해 읽고 가필 수정했다고!!! 그런데 나는 몇 번이나 제대로 읽고 가필 수정을 했던가? 새삼 그 기억을 더듬자 200회의 1/10도 되풀이해 읽지 않고 탈고 출판했다. 그 순간 다시 개작 하고픈 욕구가 불같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지난해 여름부터 작품을 모두 해체한 뒤 다시 읽어가면서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가필 수정, 그 작업이 지난 해 연말에야 마무리됐다. 그러자 허전하기 짝이 없었다. 허탈하기도 하고, 입맛조차 없었다. 이런 나를 멀리서 망원경으로 바라본 듯, 이웃에 사는 원주 시 문화관광해설사가 점심을 사겠단다. 아마도 지난 해 원주의 명승지 소금산 출렁다리 관람 후 내가 밥을 산 데 대한 답례인가 보다. '강원도 감자 바위' 유래 그분이 안내한 곳은 원주 시내 금대리 들머리의 한 막국수 집이었다. 그 집의 여러 메뉴 가운데 주 메뉴인 칼옹심이를 주문하자 곧 뚝배기 항아리 그릇에 칼 옹심이 메밀국수가 나왔다. 앞자리의 문화관광해설사는 강원도 토박이로, 그 음식에 대한 자상한 해설을 했다. 지난날은 우리나라 대부분 가정은 양식이 몹시 귀했다. 특히 봄철에는 보릿고개, 곧 '춘궁기'라 하여, 쌀로 세 끼 밥을 지어 먹는 집이 거의 없었다. 그리하여 '강원도 감자 바위', '경상도 보리 문둥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감자를 주식으로, 경상도 지방에서는 보리밥을 많이 먹었다는 말이다. 그 얘기를 듣고 보니 나도 어린 시절 고향 경상도 구미에서 보리밥을 진저리 나게 먹었다. 그 무렵 우리 고향에서는 딸아이일 경우, 쌀 한 말 먹지 못하고 시집을 간다고 할 만큼, 양식 특히 쌀이 몹시 귀했다. 그래서 그 대용 '부황 음식'으로 국시, 수제비, 무밥 콩나물밥 등을 물리도록 먹으면서 자랐다. 부황(浮黃)이란'오래 굶주려서 살 가죽이 들떠서 붓고 피부가 누렇게 되는 병'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 시절은 정말로 부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랬다. 내 초등학교 시절 학급의 가난한 친구 집에 가보면 벽을 긁은 자국을 볼 수 있었는데, 배가 너무나 고픈 나머지 숟가락으로 벽의 흙을 긁어 먹었기에 그렇다고 그랬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부황 음식으로 주로 감자를 많이 먹었단다. 내가 군에서 전역을 한 뒤 동원 예비군 훈련으로 강원도 지방 군 부대로 가서 부대 인근 집에서 민박을 하면, 그 시절에도 밥그릇 2/3 정도는 감자가 나왔다. 강원도에서는 감자 아니면, 부황식으로 곤드레 나물밥이었다고 하는데, 이즈음은 감자옹심이나 곤드레 나물밥은 별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단다. 그날 밥상 위로 나온 칼옹심이 메밀 막국수를 한 술 입에 넣자 그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금세 입맛을 돋우었다. 내가 아주 맛있게 옹심이와 메밀 칼국수 맛에 찬사하며 먹자 관광해설사는 그 조리법을 자상히 일러 주었다. 1. 감자를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다음, 강판에 간다. 2. 그걸 자루에 넣어 거른다. 3. 그 자루의 건더기와 강판의 앙금으로 반죽을 한다. 4, 그 반죽으로 새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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