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머리 1400여 개 자른 것보다 힘들었던 것 양파 농사 마케터 농부 최새롬 기자
본가에서 연락이 왔다. 농사일에야 늘 사람이 없다지만, 이번에는 진짜로 수확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몸살이 나셔서 아버지 밖에 일할 사람이 없게 되었다. 사람이 없으니 양파 수확하러 와달라는 충청도식 화법이다. 생각하니 농사일을 제대로 도운 적이 몇 번 없었고, 도와달라는 요청을 들은 적도 드물었다.
그동안 크기를 궁금해하지 않고 거기서 나오는 작물의 양을 궁금해하지 않은 것은 알 필요가 없던 일이었기 때문일까? 한 번도 알려주신 적 없는 부모님 탓이라고 둘러대 본다. 그러나 이제는 서울 살이도 십 년, 현 직업 마케터인 딸이 숫자를 묻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나는 '국평' 30평대 아파트가 20개 정도 놓이는 땅을 생각한다. 하지만 30평 아파트를 맨땅에 놓는 것이 쉽지 않아 잘 그려지지 않는다.600평의 양파밭에서 기대하는 수확량이 있어야 할 텐데 알려주지 않으신다. 수십 년 밭을 부치며 대략적인 예측은 있을텐데. 양파가 눈에 보이기는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는 농부의 겸허인지, 진정 모른다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나저나 집 앞의 땅이 얼마나 되는지도 오늘 안 주제에 실제 수확 물량을 들어봐야 뭐 알려나. 그냥 그럴듯한 숫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궁금해 했던 것 같다.
우선 1. 양파를 캐고, 2. 두둑 위에 가지런히 뉘어 여러 날 말리고, 3. 양파대가 바스락 거리는 지경이 되면 4. 대를 잘라주고 5. 드디어 수확이다. 무게에 따라 상자와 망에 선별해서 담는다.그러나 빠름과 극효율을 추구하는 서울에서 달려온 마케터는 어째서 양파대를 자르는 동시에 상자에 담지 않는지, 양파를 말리는 데 어째서 일주일이나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부모님께 여쭤보니 지금도 바삭하긴 하지만, 하루는 더 말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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