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이해] 시적인 제목
마음에 남는 시인의 한 줄이 꽤나 멋져 보였다. 짧고 압축적인 문장, 곰곰이 숨은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시 한 줄이 어찌나 있어 보이던지. 그런 폼 나는 제목을 짓고 싶었다. 그래서 시집에 관심이 갔다. 시적인 제목에 대한 로망 때문에.일일이 나열하긴 어렵지만 한때 유명 시를 패러디해서 짓는 제목들도 꽤 있었다. 최영미 시인의 가 대표적. 얼마 전 물리학자 김상욱씨는 이라는 책도 냈더라. 보자마자 윤동주 시인의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제목이 연상되는 게 나뿐만은 아닐 터.
지금 10~20대들은 잘 모르겠지만 40대 이상은 알 만한 시들이다. 유명 시의 문장을 약간 비슷한 문장으로 바꿔 단 경우다. 혼자만 몇 번 '근사하다'고 생각했던 시인의 문장 따라하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실망스러운 놀면 뭐하니, 나영석에게 배워라', '삼척 사는 중학생인데요, 등굣길이 이모양입니다', '몇 학번이냐고요? 대학 나온 사람만 보십시오' 등의 사례에서 보듯 직관적인 제목들은 조회수 올라가는 속도부터 달랐다. 새로고침을 하기 무섭게 숫자가 확확 늘었다. 생각해 보면 시와 제목은 비슷한 구석이 많다. 간결하고 압축적이다. 박연준 시인의 말처럼 시가 '생략에 능하고 설명이라면 질색을 하는 장르'라면 제목도 그렇다.
물론 100%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시아버지에게 올리는 믹스커피 한 잔', 이 제목이 시적인가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어쨌든 이 글이 포털에서 믿을 수 없는 조회수를 기록했던 적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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