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당한 민주주의 되찾으려... 엄마도 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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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뿐인데 시위 현장은 순식간에 '살육의 지옥'이 됐어.'

편집자주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합법적인 민주정부를 무너뜨린 지 2년이 지났습니다. 군정은 폭력과 공포정치로 국민을 탄압합니다. 미얀마 사태는 그러나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져 ‘잊힌 비극’이 됐습니다. 미얀마인은 스스로 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외칩니다."우리가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피와 눈물로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미얀마인들은 과거의 우리를 닮았습니다.

우리는 평화적으로 따졌어. 총칼은커녕 나무 막대기조차 들지 않고 시위를 했어. 민주주의를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뿐인데 시위 현장은 순식간에 '살육의 지옥'이 됐어. '쉭' 하는 소리가 나더니 나와 나란히 행진하던 친구가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어. 앞사람 얼굴 옆으로도 총알이 스쳤어. 군경이 총과 곤봉을 들고 우리한테 달려들었어. 사람들이 끝도 없이 얻어맞고 어딘가로 가축처럼 끌려갔어. 그래서 1년을 더 참고 기다렸어. 괴로웠어. 눈을 감으면 싸늘한 시신이 되어 떠나간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거든. 망설이는 사이 삶은 더욱 팍팍해졌어. 밥벌이가 뚝 끊긴 것보다, 대낮 시내 한복판에서 군인이 시민에게 총칼을 들이대는 상황보다, 내 아이들에게 자유가 사라진 미래를 물려줘야 하는 현실이 견디기 어려웠어.나도 결국 싸우기로 했어. 지난해 3월 어느 새벽에 가방 하나만 어깨에 메고 집을 나섰어. 엄마가 떠나는지도 모르고 아이들은 곤히 잠들어 있었어. 내 엄마는 나를 잡지 않으셨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물만 흘리셨지. 엄마의 눈동자가 너무 슬펐어.

'멀리 떠나와서 엄마가 미안해. 외롭게 해서 미안해. 꼭 안아 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래도 엄마는 혼자만 숨어 있고 싶지 않았어. 모두가 자유로운 나라, 민주주의가 당연한 나라를 엄마가 꼭 만들어 줄 거야. 이런 엄마를 언젠가는 이해해 주기를….'"”민주주의 지키려 피의 투쟁 나섰다”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총과 탱크를 앞세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국민이 선출한 민주정부로부터 정권을 빼앗았다. 그날 이후 평범한 시민들은 투사가 됐다. 해가 뜨면 학교나 일터에 가고 해가 지면 가족,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었다.지난달 29일 미얀마 카렌주 미야와디 레이케이코 인근의 시민방위군 백호부대 초소에서 부대원들이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직장인, 대학생, 자영업자 등 평범한 삶을 살던 이들은 이제 군복을 입고 군부와 맞서 싸운다.

한국일보는 미얀마와 태국 접경지대 밀림 깊은 곳에 은신한 시민군을 어렵게 찾아가 만났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함께 생활하며 취재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군에 들어오기 전까지 총은 만져 본 적도 없었다”며 “평범한 삶을 되찾고 미얀마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살상무기를 드는 역설적 상황을 기꺼이 택했다”고 했다.바이올린 켜던 손으로 총 쏘는 아웅또이 바이올리니스트 아웅또이도 그중 하나다. 미얀마의 바이올린 거장 우딩히를 사사하고 양곤의 유명 악단에 소속돼 있던 그는 민주주의를 위해 예술가의 삶을 포기하고 스스로 시민군에 입대했다.정치에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었다. 유혈투쟁을 선택한 건 무력감 때문이었다. 그는 쿠데타 소식을 듣고 동료 연주자들과 거리로 나갔다. 군부가 잘못했다는 걸 깨우쳐 줘야 할 것 같았다. 6개월 넘게 목이 터져라 '군부 타도'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쳤지만 변한 건 없었다. 군부는 더욱 잔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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