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26년을 이주아동으로 살며 국내 정착을 꿈꾸다 중대산업재해로 사망한 강태완 (몽골명 타이반·32)씨의 어머니가 “아들 죽음의 진실을 규명해서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저는 강태완의 엄마 이은혜입니다.”검은 상복을 입은 어머니 이은혜(몽골명 엥흐자르갈·
14일 전북 전주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강태완씨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강씨의 어머니가 아들의 영정을 들었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제공씨의 어머니가 “아들 죽음의 진실을 규명해서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저는 강태완의 엄마 이은혜입니다.”검은 상복을 입은 어머니 이은혜씨가 14일 전북 전주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울음을 누르며 호소했다.엿새 전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주검이 안치된 병원으로 달려왔을 때 어머니는 조사 나온 경찰에게 붙잡힐까 두려워 병원 밖을 맴돌며 울었다. 그 어머니가 아들 죽음의 책임을 물으며 얼굴과 이름을 드러내고 카메라 앞에 섰다. 태완씨의 어머니는 전날 국가인권위원회와 법무부의 협조 약속을 받고 출입국·외국인청을 찾아 체류 자격을 신청했다. 아들 태완씨는 지난 8일 전북 김제의 특장차업체 에이치알이앤아이에서 10t짜리 무인 건설장비와 고소작업 차량 사이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자진출국과 재입국 등 힘든 여정을 거친 끝에 겨우 지역특화형 비자를 얻어 취업한 지 8개월 만이었다.이날 기자회견은 고인의 산재 사망에 대한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규명, 특별근로감독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등을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태완씨 사망 이후 에이치알이앤아이는 어머니에게 사과 의사만 표명한 뒤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공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수립, 산재 처리 협조 등 유족 쪽의 요구엔 별다른 응답이 없다. 기자회견 뒤 진행된 면담에서 황정호 전주지청장은 “절차와 규정에 따라 신속하게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원칙적인 답변을 했다. 회사 대표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산재 원인을 규명할 리모컨의 행방 등 초동수사에 대한 의구심도 유족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에이치알이앤아이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태완씨는 사건 당시 회사가 개발 중인 장비를 테스트 장소로 옮기기 위해 리모컨을 조작하고 있었다. 사망 당일 병원을 찾아온 회사 간부는 “사고를 당할 때 같이 부서졌다”고 했으나 지난 10일 만난 이 회사 대표는 “ 리모컨으로 작동해보니 문제없이 후진이 됐다”고 했다. 유족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 사고 장비를 트럭으로 연결해 끌어냈다’고 설명했지만 회사는 ‘리모컨으로 후진시켜 빼냈다’고 했다. 회사가 유족에게 보여준 시시티브이 영상은 사고 순간에 멈춰 있어 이후 구조 상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인의 어머니와 시민노동단체들은 “에이치알이앤아이는 책임을 고인에게 떠넘기지 말고 고인의 죽음에 사과하고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고공농성 21일째, 건설노조 위원장도 ‘임금 삭감안 철회’ 단식 농성 돌입“윤석열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으로 건설노동자들 죽음 내몰려, 정부·국회가 나서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기자24시] '외로운 죽음' 늘어나는 사회'가장 외로운 죽음'인 고독사가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가 3661명으로 2022년(3559명)보다 더 늘었다. 2020년(3279명)부터 4년 연속 증가세다. 양상을 보면 더욱 씁쓸하다. 2021년까지만 해도 고독사 현장을 처음 먼저 발견한 사람은 가족이었지만 지난해부터는 집주인과 경비원, 심지어 택배기사가 더 많이 발견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죽음 앞둔 곳에서 만난 두 여인의 시적 대화*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서사로 하는 영화들을 일별하자면, 대개 그 무게에 압도되면서도 동시에 삶의 본질을 조명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생의 종착지에서 비로소 보이는 희미한 빛, 거기에 담긴 우정, 치유, 그리고 내면의 평온이 천천히 드러나는 과정이다. 이게 더러는 획일적이거나 고답...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서글픈 죽음 맞이한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들1924년 임수명(任壽命) 지사가 향년 30세에 음독 자결하였다. 국가보훈부의 '2024년 8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및 공훈록 '임수명'에 타계일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기일을 확인하기 위해 1924년 11월 4일치 동아일보의 관련 기사를 찾은 다음, 대략 현대식 표기로 바꿔가며 읽어본다. 모녀 비관 자살 - 독립단 수령 신씨 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대구대에서 장례식이 열립니다…지역대학 ‘기초학문의 죽음’신입생 모집 중지로 사실상 폐과 수순을 밟는 대구대 사회학과가 다음달 ‘장례식’(Memorial Party)을 연다. 곧 사라질지 모를 사회학과를 기리는 추모 형식의 학술제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막을 수 있는 죽음... 행복정책이 필요합니다저출생·고령화, 인구감소·지방소멸 이슈로 수년째 요란합니다.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아우성입니다. 저출생 대책에 100조 이상의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다는데 성과는 초라합니다. 그런데 알고 계십니까? 작년에만 대한민국 국민 약 1만 4천 명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살아있는 국민조차 지키지 못...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