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언론인의 근대 역사 탐구은폐된 아프리카의 존재·의미 짚어유럽 관심은 아시아 아닌 아프리카황금, 노예노동, 설탕과 면화까지
황금, 노예노동, 설탕과 면화까지 영국의 식민지로 설탕 플랜테이션 재배지였던 바베이도스 섬에 세워진 노예해방 기념비. 책과함께 제공 본 인 블랙니스아프리카, 아프리카인, 근대 세계의 형성, 1471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하워드 프렌치 지음, 최재인 옮김 l 책과함께 l 3만3000원 ‘지중해를 장악한 이슬람 세력을 피해 아시아로 우회 진출하려던 유럽의 열망이 15세기 ‘대항해시대’를 열었고, 이것이 근대 세계의 출발점이 됐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세계사 서술이다. 이와 함께 강조되는 것은 유럽이 다른 세계와 달리 고유하게 지녔던 창의력과 독창성, 이를테면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증대시킨 산업혁명 같은 것이다. 그러나 트리니다드 출신으로 훗날 그곳의 총리가 되는 에릭 윌리엄스는 1938년 옥스퍼드대 역사학 박사학위 논문에서 이렇게 썼다.
이렇게 본격화된 유럽과 아프리카의 뒤얽힘의 핵심은 황금에서 노예로, 그리고 그 노예들이 플랜테이션에서 생산하는 환금작물인 설탕에서 면화로 옮겨갔다. ‘황금해안’에서 포르투갈은 금속 가공물·직물로, 아프리카 아칸왕국은 금으로 교역을 했으나, 점차 ‘흑인의 몸’, 곧 노예를 사고파는 것이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당시 아프리카에는 단일한 정체성이나 정치체제가 없었으며, “작은 나라들로 갈라져 있던 사회들의 지도자들 대부분은 포로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 도덕적 가책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유럽인은 대서양 연안의 섬들에서 단일 작물을 생산하는 플랜테이션을 시험해오고 있었는데, 상투메섬의 설탕 플랜테이션에서 이것이 온전히 산업화된다. “상투메섬은 흑인을 처음부터 동산으로 전환시켜버렸던 첫 번째 장소”로, 기존의 노예제와 다르게 영원히 가축의 지위를 부여한 흑인만을 노동력으로 삼는, ‘완전히 인종화된 노예제’가 여기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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