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손잡고 세계여행] 유라시아 4만km, 지구 한 바퀴 거리 주행... 자동차 여행의 종점
우리 부자는 러시아에서부터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유라시아를 횡단한 후 다시 러시아를 통해 한국으로 귀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러시아를 지나오며 겪었던 일들이 떠올라 다시 돌아가기엔 아들과 나 모두에게 무리일 것 같았다.
어렵게 선택한 도시는 칼람바카였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칼람바카'라는 도시 이름보다는 '메테오라'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곳이다. 칼람바카에 도착하니 수도원이 있는 바위산은 생각보다도 훨씬 크고 웅장했다. 서둘러 짐을 풀고 큰 바위산 아래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양고기와 전통 소시지 요리를 주문했고, 식당 측은 곧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양고기는 특별한 양념을 하지 않고 그냥 불에 구운 요리였다. 접시에 담긴 모습도 별로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딱 한입 고기를 뜯고는 바로 미간을 찌푸릴 정도의 충격과 함께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너무 맛있어서다.칼람바카에서 먹은 양고기는 생긴 건 정말 평범한 양고기구이 같았지만, 맛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고기의 굽기가 질기지도, 너무 부드럽지도 않은 적당한 식감과 적당한 소금간 등 모든 면에서 최고였다. 지금껏 여행하며 먹은 맛 중에 최고로 꼽힐 맛이었다.
아들이 멀미할까 싶어 잠깐씩 주차하고 차 밖에서 시원한 공기를 쐬는 동안, 나는 경치를 구경했다. 산 중간에서 보는 풍경과 경치도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구경하다 점심시간이 다 돼서야 전망대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하고 아들과 수도원을 잘 볼 수 있는 바위 꼭대기 전망대로 걸어갔다."우리나라 절에 계신 스님처럼 그런 분들이 모여 사는 곳이야. 저렇게 높은 데에 몇백 년 전에 지은 거래. 대단하다 그치?"비현실적인 바위산과 더 비현실적인 바위산 꼭대기의 수도원을 보며 아들과 샌드위치를 먹었다. 경이로운 풍경을 보며 아들과 먹는 샌드위치는, 이탈리아 식당에서 먹은 고급 요리보다도 훨씬 맛있었다.이제 아테네에 차량을 맡기기로 한 날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아 다시 서둘러 아테네로 향했다. 계속 몇 시간을 달리자 아테네 고속도로 요금소가 보였다. 그런데 요금소를 보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라톤을 달리다 종점을 본 기분'이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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