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댕' 교회 종소리에 정진동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엎어지면 코 닿을 격에 있는 호죽교회에서 30분 뒤에 '3일 예배'를 본다는 신호에 정신이 어질했다. 당시 시골에서는 수요예배를 3일 예배로 불렀다. 마음은 콩밭(교회)에 가 있지만, 현실은 방에서 새끼를 꼬고 있는 아버지에게 가 있었다. 아버지가 당신의 아내와 ...
'댕댕댕' 교회 종소리에 정진동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엎어지면 코 닿을 격에 있는 호죽교회에서 30분 뒤에 '3일 예배'를 본다는 신호에 정신이 어질했다. 당시 시골에서는 수요예배를 3일 예배로 불렀다.
예배 시간 내내 밝아졌던 얼굴이 교회 문을 나서자 흑빛이 됐다. 어머니가 앞장서고 정진동과 여동생들이 그 뒤를 이었다. 집에서 나올 때 남편이 졸고 있었다는 아들의 말에 작으나마 안심을 했던 임순예는 조심해서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문은 꿈쩍하지 않았다. 안에서 잠근 것이다. 그런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정진동의 삶은 허기진 생활의 연속이었다. 당시 정진동의 봄 아침 일과를 살펴보자. 해뜨기 전 이른 아침에 두엄 두 짐을 지고 논에 펴야만 했다. 두엄이 없으면 마을을 다니며 개똥 한 망태기를 주워 와야 했다. 이러지 않고서는 그날 아침을 먹을 수 없었다. 아침을 먹은 후에는 풀을 베어 퇴비장에 차곡차곡 쌓았다.
서당도 마음 편히 다닐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니 마냥 우울하기만 했다. 그런 생각도 잠시, 그는 아이들이 소리 내어 외는 천자문을 입속으로 따라 했다. 그렇게 어깨너머로 천자문과 명심보감, 동몽선습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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