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뉴스에 나오네요. 올해 주류가격이 더 오르면 저희야 방법이 없죠.” 뉴스를 보던 전씨의 아내 김정숙씨(69)가 동전 더미를 뒤적이며 말했다. 이들 부부는 최근 폐업을 결정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15년째 잔술을 파는 전영길씨 가게의 술잔은 매년 조금씩 작아졌다. 지난해 주류 가격이 일괄 상승한 뒤로는 손바닥만 했던 막걸릿잔이 주먹만한 크키로 바뀌었다. 종이컵에 넘치게 따라주던 소주는 이제 작은 스테인리스 잔에 담겨 나온다. 술 한 잔당 가격은 1000원. 소주 한 병에 3잔 나온다고 계산하면 병당 3000원꼴이다. 전씨는 “다른 동네에 비하면 한참 싼 가격이어도 가격을 올릴 수 없다”면서 “지폐 한 장 들고 오는 노인분들이 주 고객인데 어떻게 올리겠느냐”고 했다.
소주·맥주 출고가가 오름세이지만 음식점에서 주류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적지 않다. 종로구에서 밥집을 운영하는 김태섭씨는 “원가가 아무리 올라도 어르신들 무서워서 가격을 쉽게 못 올린다”고 했다. 김씨 가게에선 맥주와 소주를 4000원에 판다. 한 정거장 떨어진 종각역 주변 술집 대부분은 주류를 5000원에 판매한다. 김씨는 “작년 주류 출고가가 올랐을 때 가격을 못 올렸다”며 “도저히 못 버티겠어 올해 인상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또 오르니 머리가 띵하다”고 했다. 시민들은 술값이 더 오르면 식당에서 주류 소비를 줄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날 밤 서울 성북구 대학가에서 후배와 술을 먹던 직장인 김기선씨는 “학생 때는 3000원이었던 소주가 4000원이 되고 5000원이 되었다”면서 “또 올라 6000원이 된다면 아껴서 먹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슈퍼에 갔는데 3월부터 술값이 오를 수 있다고 써 있었다”면서 “서민들의 취미를 뺏는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씨는 “6000원 주고 소주를 마실 바엔 위스키를 한 병 사 집에서 먹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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