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를 망치더라도, 선생님 전화는 꼭 받을게요 [밥 먹다가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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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를 망치더라도, 선생님 전화는 꼭 받을게요 [밥 먹다가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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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모님이 낳으시고 선생님이 짓는 인생이 아니었나 감히 생각한다. 📝 박찬일 (셰프)

“박찬일이지? 지금 내가 좋은 시를 하나 읽어주려고 해요. 우리 박찬일이가 글을 쓰니까 꼭 필요한 시예요.” 바쁜 시간이었다. 바지 주머니의 전화기가 부르르 떨었다. 몇 번 끊기고 다시 걸려왔다. 하는 수 없이 전화기를 꺼냈다. 선생님이었다. 미디엄 레어의 스테이크가 웰던이 되어도 받아야 한다. 요리를 팀원에게 맡기고 손을 닦았다. 급한 전갈이 있는 건가 했다. 그랬는데, 좋은 시를 읽어주신다니. 요리사에게 저녁 8시는 밥을 버는 황금시간이다. 그걸 모르실 리 없을 텐데. 그 며칠 전에도 전화를 주셨더랬다. 그날은 “찬일이가 그때 졸업을 했지?” 하고 물으셨다. “선생님이 졸업시켜주셨잖아요” 했다. 선생님은 자주 전화하셨다. 은퇴하신 지 오래였다. 적적하실 거라 생각했다. 난 열심히 전화를 받고 대화했다. 그러던 중에 동창 친구에게서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선생님께 인지장애가 온 거 같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왜 아니겠는가. 반 아이 쉰 명 중에 이른바 교내외 폭력서클 멤버가 열 명이 넘는, 아니면 나처럼 무단결석을 밥 먹듯 하던 아이들이 태반이던 학급이었다. 고등학생 주제에 거의 다 담배를 피워서, 쉬는 시간 화장실에서 폭연을 해댄 통에 동네 주민이 창문 밖으로 뿜어져 나온 연기를 보고 불난 줄 알고 화재신고를 한 일도 있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딱 한 달 만이었다. 한 달이라고 꼬집어 기억하는 건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학기 초 까맣던 내 머리가 하얗게 세었어요. 여러분 만나고 한 달 만이에요. 좀 도와주세요.” 교실은 침묵에 빠졌다. 선생님은 머리숱이 많아 백발이 더 희게 보였다. 조례가 끝나고 나랑 몇몇 아이들이 화장실에 모여서 반성과 다짐을 했던 것 같다. 앞으로 웬만하면 학교에 나오자고. 나오면 대학 가겠다고 공부하는 애들 괴롭히지 말고 뒷자리에서 조용히 엎드려 자자고. 담배 한 대를 돌려 피우면서 우리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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