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호가 바라다 보이는 마안산은 말의 안장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말과 사람이 친근해지도록 하는 도구, 사람에게도 말에게도 마음을 내주기 딱 필요한 도구, 말의 안장을 따라 내려가면 여선재가 있다. 말의 머리쯤 되는 이곳에는 퍼포머이자 설치미술가, 행위예술가인 카니 김석환 선생이 산다. 긴 흰머리 ...
평택호가 바라다 보이는 마안산은 말의 안장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말과 사람이 친근해지도록 하는 도구, 사람에게도 말에게도 마음을 내주기 딱 필요한 도구, 말의 안장을 따라 내려가면 여선재가 있다. 말의 머리쯤 되는 이곳에는 퍼포머이자 설치미술가, 행위예술가인 카니 김석환 선생이 산다.
작품의 소재도 바람에 꺾인 나뭇가지, 쓰러진 고목, 버려진 잡동사니들이다. 태풍이 지나가면 평택호에 나가 떠밀려온 물건들을 건진다. 그리곤 그림을 그리든 붙이고 때우든 예술작품으로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낸 작품들은 여선재 마당 이곳저곳에 두고 누구든 볼 수 있도록 한다. 여선재 옆 코스페이스아트갤러리에는 그가 만든 작품들이 가득하다."왜 우리는 죽은 것을 다시 살려내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가? 이미 쓰러진 것이라 해도 누군가 희망을 주고 누군가 일으켜 세워준다면 다시 새 생명을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리는데..., 자연도 물건도 마찬가지다. 사생死生에서 찾는 상생上生으로 가는 것, 그게 사이불망死而不亡이고 그게 내 작업의 핵심이다."
인간들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동안 제 할 일을 해내고 세상을 떠난 자연에게 고마움 마음을 담아 예술의 숨을 불어넣어 새로운 존재로 세상과 다시 만나게 한다. 인간다움을 지닌 사람들이 자연과 마주하고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다가갈 때 품을 제대로 내어주는 것이다. 카니선생이 이번 자연미술전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다다. 서해바다에서 분리돼 호수가 된 평택호는 무수히 많은 생명체의 혼을 묻어야 했고 그 영혼들이 때로는 바람이 되어, 때로는 비가 되어 함성을 지르며 새 생명을 달라고 울부짖는 듯 느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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