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었던 문방구는 사라지고 터만 덩그러니... 이렇게 이별에 익숙해진다
나는 어릴 때 이런 친구들이 참 부러웠었다. 슬퍼서 당장에 눈물을 흘리고 곧바로 부모님과 짜장면을 먹으러 갈 수 있는, 감정이 풍부하고 솔직하고 순수한 아이들.나는 막상 졸업식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졸업하고 일주일간은 밤마다 혼자서 눈물을 흘리던 아이였다. 내가 그런 아이였기 때문에 난 지금도 슬플 때 울지 않고 샐쭉한 표정만 짓고 있는 아이들이 밤새 베갯잇을 적시는 아이들이라는 것을 안다. 고전 문구를 수집하는 햇수가 늘어날수록 20여 년 이상 운영한 문방구들에 단골이 되어간다. 사장님들과도 안면을 트고 지내게 된다. 햇수로 벌써 5년도 넘는 시간을 고전 문구 수집가로 살아왔다. 그러면서 내가 사는 지역의 정말 많은 문방구를 방문했고, 반드시 무언가를 건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방문하는 곳들도 어느 정도 리스트에 있다. 나름대로 내 기준에서 순위를 매겨놓은 것이다. 이곳에 갈 때마다, 어느덧 꽤 친해진 사장님들과 대화하며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덤이다.
한참을 졸면서 버스를 2번 갈아타고 도착한 문구점에는 왜인지 셔터가 내려가 있지 않았다. 불이 켜져 있거나 아니면 평소에 문을 안 열었을 때와는 달랐다.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니, 투명한 유리문 안쪽으로 텅 빈 건물만 있었다.고전 문구를 수집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이런 상황에 한 번씩 맞닥뜨린다. 문방구 공간이 아예 사라지는 것이다. 사실 요즈음은 학교에서 제공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이전 세대보다 많은 준비물들이 필요하지 않다. 학교에 가는 어린이들의 수도 줄었다. 더구나 대형 문구점의 등장으로 학교 앞, 아파트 상가 안 오래된 문구점은 입지가 많이 좁아진 것이 사실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별에 익숙해지는 일일지 모른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나도 장소, 그리고 사람과의 이별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여전히 어렵고, 앞으로도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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