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안병하 아들 안호재 “44년 전 그날과 똑같다”
6일 대통령 관저 앞 ‘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에서 만난 故 안병하 치안감 아들 안호재 씨. 비상행동 집회에 참가한 안병하 기념사업회 관계자가 깃발을 들고 서 있다. 2025.01.06. ⓒ민중의소리지난 6일 3박4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에서 故 안병하 치안감의 아들 안호재 씨를 만났다. 그는 44년 전 5월처럼 거리로 나온 젊은 세대를 보며 “기성세대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 ‘5.17 내란’과 ‘5.18 민주화운동 ’ 이후 40여년이 흘렀지만 “그날과 똑같다”면서 탄식했다. 44년 전 5월, 대학가의 시위가 “ 비상계엄 해제”와 “전두환 퇴진” 등으로 커졌다. 그러자, 쿠데타로 군권을 장악한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이를 탄압하기 위해 1980년 5월 17일 밤 9시 42분쯤 ‘ 비상계엄 확대’와 ‘국회 해산’을 선포했다.
안호재 씨는 생전 아버지 안병하로부터 들은 당시 결심을 전했다. “그때 10만명 이상이 시위했다는 걸로 안다. 그런데 어떤 시민은 애를 안고, 어떤 시민은 애 손을 끌고 왔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명령은 도저히 아니라고. 그때 결심했다고 했다”노무현 정부 시절 ‘안병하 전 전남도국장 5.18 관련 순직 진상조사’ 보고서가 나오고, 문재인 정부 때 ‘5.18 민주화운동 과정 전남경찰의 역할’ 보고서가 나오면서, 부당한 명령에 거부한 안병하 국장은 명예를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20년 6월 경찰청이 선포한 ‘경찰관 인권행동강령’에는 부당한 지시는 거부해야 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이주연 안병하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안병하 정신의 요체는 ‘부당한 명령에 대한 불복종의 정당성’을 확인시켜준 것”이라며 “안병하 정신은 대한민국 경찰의 권리장전”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민주경찰’의 표상이 만들어졌지만,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 경찰 지휘부는 5.18 민주화운동 이전으로 회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선포 후 계엄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국회에 군대를 보낸 상황에서, 이에 동조한 조지호 경찰청장은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막았던 것이다. 안호재 씨는 “44년 전에도 총칼 앞에서 전남경찰은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경찰의 본분을 지켰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평화로운 시기인데, 섣불리 거기에 동조했다는 것은 역사적인 큰 죄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또 경찰 지휘부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저만 느낀 게 아니라, 많은 경찰관이 큰 배신감과 실망감을 느꼈다. 그래서 경찰 게시판에 그 문제로 시끄러웠던 것으로 안다. 아버지와 44년 전 전남경찰의 죽음이 헛되게 한 것”이라고 탄식했다. 현재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내란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안호재 씨가 참여한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은 지난 1월 3일부터 시작해 3박4일 일정으로 이날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은박 담요를 뒤집어쓰고 폭설을 견디며 밤샘 집회를 이어갔던 시민들은 은박지로 포장된 초콜릿 브랜드 ‘키세스’를 닮았다 하여 ‘인간 키세스’로 불리기도 했다. 경호처의 방해로 수사기관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은 실패했지만, 집회 주최 측 공동대표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과오를 반복하지 말자”면서 “그러기 위해 우리는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끝까지 싸워야 한다. 오는 토요일 다시 한 번 광화문에서 우리의 분노와 결의를 저들에게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광주 대통령 비상계엄 민주화운동 518 전 선포 내란 윤석열 안병하 전남경찰청장 전남도경국장 4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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