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시민들의 울림, 부산 서면 집회에서 '황금동 여성들'과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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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시민들의 울림, 부산 서면 집회에서 '황금동 여성들'과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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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간 이어진 탄핵 집회, 부산 서면 시위에서 여성 시민 A씨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녀는 '술집 여자'라는 직업을 밝히며 민주사회의 똑같은 시민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냈고, 1980년 황금동 여성들의 용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비상계엄부터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11일간 매일 전국 곳곳에서 윤석열 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동시에 많은 시민들이 연단 위에 올라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고요. 특히 지난 11일 부산 서면 시위에 등장한 한 여성 시민 A씨의 발언은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저기 온천장에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소위 말하는 술집 여자입니다. '너같이 무식한 게 나대서 뭐 하냐', '사람들이 너 같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 같으냐' 같은 말에 반박하고 싶어서, 또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저를 경멸하거나 손가락질하실 것을 알고 있지만, 오늘 저는 민주 사회의 시민으로서 그 권리와 의무를 다하고자 이 자리에 용기내어 올라왔습니다.' 탄핵 정국이 끝난 뒤에도 우리 주변의 소외된 시민 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우경화의 흐름을 경계하고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울림이 컸습니다.

X에 올라온 발언 영상은 조회수가 520만이 넘었고, 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도 그 내용이 널리 퍼져나갔습니다. A씨는 인터뷰에서 직업을 밝힌 이유에 대해'나도 시민이고 여러분 근처에 있고, (여러분과) 별반 다름없는 사람이라는 걸 전하고 싶었다'라며'(다른 시민과) 거리감을 좁혀서 저도 이번 사태에 분노하고 민주사회의 똑같은 시민으로서 발언할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려고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정훈님, 저는 그의 말을 듣고 44년 전 '황금동 여성들'이 떠올랐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과 맞서고 시민들을 도운 '황금동 콜박스' 거리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여성들은, 자신들도 헌혈할 수 있게 해달라며 '내 몸은 더럽지만 내 피는 깨끗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황금동 여성들의 마음도 A씨의 마음과 비슷했을 겁니다. 그저 민주사회의 똑같은 시민이니까 함께 싸우고자 했던 것이겠죠. (관련 기사: 인자, 진, 아방궁... 5.18 숨은 주역 '황금동 여성들'을 찾습니다 https://omn.kr/1nlxg) 황금동 여성들은 계엄군에게 짱돌을 던지고, 시민군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금남로에 주먹밥 등 생필품을 보급하고, 시신들을 수습해서 염을 하는 등 조직적으로 항쟁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의 활약상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5.18과 관련된 황금동 여성들의 직접 증언이 없기 때문입니다. 유흥업소에 일했다는 이유로 편견을 갖고 바라보는 사회의 분위기가, 황금동 여성들이 공개적인 증언에 나서길 어렵게 만드는 배경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부산 서면 집회 무대에 선 여성 시민의 발언이 황금동 여성들에 대한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차별받고 천대받아 왔던 소수자·약자들도 불의에 맞서 함께 싸워온 역사가 있었노라고, '우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존재 하나하나가 결코 지워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러준 것이니까요. 그렇게 1980년 황금동 여성들의 용기가 2024년 광장에서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동자동 주민들이 나눠준 떡, 이것이 '연대'다 실제 이번 탄핵 집회에 모인 얼굴들은 다양했습니다. 사회 안전망을 보장받지 못한 빈민,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하다가 지하철에서 끌려 나갔던 장애인, 여전히 극심한 차별을 경험하는 성소수자, 부당하게 해고당한 비정규직 노동자, 쌀값 폭락에 절망한 농민, '페미니스트'라고 손가락질당하는 여성 등 소외당하고 억압받던 존재들이 광장에서 깃발이나 피켓 등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이 노골적으로 차별하고 배제했던 존재들이기도 합니다. '부자 감세'를 하면서 서민 예산을 대폭 삭감했고, '건설노조 때리기'를 비롯한 노동 탄압은 또 얼마나 극심했습니까. 극우 인사를 국가기관 곳곳에 포진시키고 인권 정책을 후퇴시키면서, 소수자에 대한 교묘한 '입틀막'이 정권 내내 이어졌습니다. 그러니 이들이야말로 '윤석열 탄핵'을 외치지 않을 수 없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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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 집회 여성 황금동 여성들 소외된 시민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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