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정당 없이 ‘틱톡’ 민심 훑은 극우 후보…루마니아 대선 결선 진출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서 틱톡 등 소셜미디어로 선거운동을 펼친 친러시아·반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성향 무소속 강경 우파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 25일 개표가 99% 가까이 진행된 루마니아 대선 결과를 보면 무소속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득표율 22.9%로 1위를 차

지난 18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무소속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25일 개표가 99% 가까이 진행된 루마니아 대선 결과를 보면 무소속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득표율 22.9%로 1위를 차지했다. 민족주의 성향을 강조하는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소속 정당 없이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거운동을 펼쳤음에도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어 이변으로 꼽힌다. 루마니아는 대선에서 과반 득표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를 치른다. 2위로 치르는 결선투표는 다음달 8일이다.

이날 기준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 소속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와 중도 성향의 루마니아구국연합 소속 엘레나 라스코니가 모두 19.16% 득표율로 제오르제스쿠 후보를 뒤쫓고 있다. 최종 2위는 치올라쿠 총리가 유력한데 그는 친서방 성향이다. 극우 성향의 후보 제오르제 시미온은 득표율 13.8%로 4위에 머물렀다.의원내각제와 대통령중심제가 혼합된 이원집정부제를 택한 루마니아에선 총리에게 행정 권한이 집중되어 있고, 대통령은 외교·국방에 집중한다. 이번 선거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언하고 나토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유럽에서 치러진 첫 선거로 주목을 받았다.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와 650㎞가량 국경을 접한다.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약진은 국내 안팎에 충격을 줬다. 여론조사에선 치올라쿠 총리가 줄곧 1위를 차지했지만, 루마니아 환경부 등 주로 환경 분야에서 근무한 제오르제스쿠 후보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많지 않고, ‘극우’ 및 ‘친러’ 성향의 인물로도 평가받는다.제오르제스쿠 후보는 루마니아 농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 개혁과 에너지·식량 생산 증대와 함께 루마니아 문화를 강조했다. 정치 컨설턴트 크리스티안 안드레이는 예상치 못한 그의 선전은 “기존 체제에 대한 대규모 반란”이라고 에이피 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그의 공약은 구체성이 떨어지고 포퓰리즘적이라고 영국 가디언은 지적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또 유럽연합과 나토가 루마니아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군사 기업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2년 유럽의 방공망 강화를 위해 루마니아에 배치된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에도 평화적 조처가 아닌 대결 정책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는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러시아를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러시아 문화에 친밀함을 느낀다고도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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