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속에서도 여섯살 남동생은 태블릿을 챙겼습니다. 이 ‘무모한 행동’은 누나가 피난생활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태블릿엔 ‘스트레이 키즈’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그는 창빈을 가장 좋아한다며 사진을 보여주며 웃었습니다. ⬇️열한 살 튀르키예 소녀의 태블릿
아이돌 ‘스트레이 키즈’ 좋아한다며 미소 지진으로 인해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시 외곽의 임시 거처에서 지내고 있는 뮈네뵈르가 지난 9일 저녁에서 자신의 태블릿에 담긴 한국 아이돌 스트레이키즈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뮈네뵈르의 태블릿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레이키즈를 비롯해 잇지, 트와이스 등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카흐라만마라시/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나이키 로고가 그려진 회색 상의에 분홍색 수면바지 차림. 곱슬머리 안쪽 끝을 자줏빛으로 염색한 소녀가 11일 지난 6일 새벽 강진으로 깨어지고 부서진 동남부 도시 카흐라만마라시의 집을 찾았다. 지진이 난 지 닷새째였다. 열한살 뮈네뵈르는 집 안에 들어간 어머니가 건네주는 짐을 조용히 품에 안았다. 책가방에 아무렇게나 쑤셔넣은 옷가지, 검은색 노트북 같은 것이었다. 눈물을 보이거나 슬픈 표정을 짓지는 않았다. 자신들을 담는 외신 기자들의 펜과 카메라가 어색한지 자꾸 이쪽을 쳐다볼 뿐이었다.
뮈네뵈르가 달걀을 전하러 간 어머니의 뒤를 따라 현지에 남게 된 친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가족의 짐가방엔 조금 의아한 물건도 있다. 뮈네뵈르와 여섯살 동생 알리의 태블릿이다. 고요한 새벽을 강타한 지진으로 정신 없이 뛰쳐나왔다는 아이들은 짐을 찾으러 가기 전인 9일 만났을 때부터 각자의 태블릿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세르잡은 “첫번째 지진이 잠시 멈췄을 때 알리가 말릴 새도 없이 집으로 뛰어들어가 본인과 누나의 태블릿을 가지고 나왔다”고 말했다. 땅이 흔들리고 무너지는 초유의 재난 속에서 태블릿은 여섯살짜리 남자 아이가 위험을 무릅쓰고 챙겨야 할 물건이었던 셈이다. 부모는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어린 동생의 ‘무모한 행동’은 누나가 피난생활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뮈네뵈르의 태블릿엔 한국 아이돌 ‘스트레이 키즈’의 사진이 있다. 그는 멤버 창빈을 가장 좋아한다며 이런저런 사진을 보여주며 웃었다. 구호물품은 줄 수 없는 태블릿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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