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전집 시리즈로 국내에 꽤나 명성이 높은 어느 출판사는 전집 발간의 변으로써 다음과 같은 글을 적어 놓았다. '세대마다 문학의 고전은 새로 번역되어야 한다. (...) 엊그제의 괴테 번역이나 도스토예프스키 번역은 오늘의 감수성을 전율시키지도 감동시키지도 못한다. 오늘에는 오늘의 젊은 독자들에게 호소하는 오늘...
'세대마다 문학의 고전은 새로 번역되어야 한다. 엊그제의 괴테 번역이나 도스토예프스키 번역은 오늘의 감수성을 전율시키지도 감동시키지도 못한다. 오늘에는 오늘의 젊은 독자들에게 호소하는 오늘의 번역이 필요하다.'
시즌2는 좋은 번역이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시대, 무려 100년도 넘게 지난 아서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여 새 시대에 맞는 옷을 입힌 덕이다. 이제껏 탐정 셜록 홈즈와 그 보조 존 왓슨을 내세운 작품이 적지 않게 나왔음에도 가 야심차게 준비한 시리즈는 완전히 차별화된 작품이라 할 밖에 없다. 그건 이제껏 나온 다른 작품들이 기계적 번역을 거듭해온 데 반하여 은 새 시대에 맞는 번역을 해낸 탓이 아닌가 한다. 실제 코난 도일의 작품군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는 아일린이다. 원작에선 홈즈에게 물을 먹이고 최종 승리자가 되는 그녀가 아닌가. 여성은 남성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정신과 의지를 가졌다는 당대의 인식 가운데서, 특히나 노골적으로 남성우월적인 사상을 드러내는 홈즈에게 완벽한 한 방을 먹이는 캐릭터가 그녀란 점에서 이 아일린을 불러온 건 여러모로 인상적이다. 홈즈는 아일린을 겪은 이후 여성에 대한 편견을 일부, 아주 일부이기는 하지만 수정하기에 이르고, 바로 이를 인상적으로 바라본 독자가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에피소드 '라이헨바흐 폭포'는 충격적 반전으로 시리즈를 비로소 전 세계적 작품으로 끌어올렸단 평가를 받는다. 도일의 원작에서도 홈즈의 죽음과 복귀를 다룬 에피소드가 강렬함을 남겼지만,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시리즈 가운데 주인공을 죽이는 선택을 감행한다는 점에서 드라마 팬들에게 현재적 충격을 안기기 충분했다. 여러모로 시즌2는 영국 드라마 산업의 저력을 내보인다. 스티브 모팻을 위시한 드라마 산업의 걸물과 이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지원하는 방송국, 영어문화권의 장점을 살려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배우들, 꾸준히 양질의 콘텐츠를 쏟아낼 수 있는 작가진까지가 하나하나 성공의 이유가 된다. 여기에 더하여 지금 바로 소환해 변주해도 문제가 없는 100여 년 전 콘텐츠의 우수함과 이를 향유하며 즐길 수 있는 내수시장까지 확보돼 있으니 영국의 드라마 산업만큼은 해가 저물지 않는 왕국을 이루었다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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