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규제에 외인 이탈 우려
세계 최대 주식 수탁은행인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이 한국 주식 대여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 주식을 공매도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빌려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국내 증시 공매도 여건이 열악해지면서 해외 자본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SBT는 지난달 전 세계 주요 기관투자자에게 한국 주식에 대한 기관 전산시스템상 주식 대여 서비스를 내년부터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이미 금융당국이 지난 6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금지한 만큼 이번 조치가 당장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주식 대여 여력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공매도 투자를 적극 활용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을 외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SBT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주식 수탁은행이다. 투자 회사들의 주식을 대신 보관해주고, 그 주식을 다른 금융사에 빌려주는 업무를 한다.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사서 갚아 차익을 꾀하는 공매도 투자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한다.
SSBT는 국내 주식 대여 서비스를 중단하는 이유와 재개 시점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금융감독원의 대대적인 불법 공매도 조사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이 글로벌 투자은행의 불법 공매도 조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SSBT에도 자료 제출을 빈번하게 요청하면서 SSBT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글로벌 IB 10여 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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