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짓누른 우크라 전쟁 1000일…포성 이제 멈춰야 [사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19일로 1000일째를 맞았다. 길어진 전쟁은 100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하루 1000명꼴이다. 러시아군 19만7564명, 우크라이나군 6만435명이 전사했고 민간인 1만2000명도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의 분쟁이다. 세계은행이 추산한 직접적 경제 피해도 1520억달러(약 211조5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19일로 1000일째를 맞았다. 길어진 전쟁은 100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하루 1000명꼴이다. 러시아군 19만7564명, 우크라이나군 6만435명이 전사했고 민간인 1만2000명도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의 분쟁이다. 세계은행이 추산한 직접적 경제 피해도 1520억달러에 달한다. 이제 전쟁을 끝낼 출구를 찾아야 한다.

취임 후 24시간 이내 종전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1월을 전후해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종전 협상을 염두에 둔 치열한 공방전은 더 큰 희생을 치를 수 있다. 러시아는 최대 격전지인 쿠르스크 지역에 북한군을 포함해 5만명의 병력을 배치했고,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종전이 앞당겨질지, 전쟁의 불씨가 러시아 내륙으로 확산할지 중대 기로에 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세계질서를 와해시켰고, 전 세계 공급망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우리에게도 남의 나라 전쟁이 아니다. 한국은 간접 지원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했고, 북한군은 러시아에 파병까지 했다. 북·러 간 밀착은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18일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들이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을 강력히 비판했다.

1000일 동안 공습 사이렌이 우크라이나를 뒤덮고 장례식이 일상화됐다. 영토 20%를 러시아에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국민 60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고, 남겨진 이들에게는 가혹한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포성을 멈춰야 한다. 영토를 양보하고 휴전하는 것을 지지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늘고 있고, 유럽 각국에서도 종전 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국민 안전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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