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시의원과 동조자들 [전국 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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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린 | 전국팀 기자 엄밀히 말하면 ‘물먹은’ 건이었다. 7월1일 저녁 방송 뉴스에 “대전시의원 ㄱ씨가 선거사무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고 단독 보도됐을 때까지도 큰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물먹은 건이라 여긴 채 넘기려 했다. 무엇보다 ‘어디서든 흔한 일

송활섭 대전시의원이 지난 6월13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반려동물산업 기반 조성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송 의원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피해자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9월23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전시의회 누리집 갈무리엄밀히 말하면 ‘물먹은’ 건이었다. 7월1일 저녁 방송 뉴스에 “대전시의원 ㄱ씨가 선거사무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고 단독 보도됐을 때까지도 큰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물먹은 건이라 여긴 채 넘기려 했다. 무엇보다 ‘어디서든 흔한 일’이란 생각이 없지 않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더러운 말과 손’에 대한 경험을 도처에서 했다. 회사 사무실, 기자실, 회식 자리, 취재원과 점심·저녁 자리….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타격’이 불현듯 나를 때렸다. ‘잽’이냐 ‘어퍼컷’이냐 정도 차이일 뿐, 당황스럽고 불쾌했다. 그러나 한번도 제대로 ‘문제 제기’하진 못했다. 성폭력에 대한 날 선 기사를 쓰면서도 정작 나의 피해는 부정하거나 외면했다. ‘성폭력 피해자’라고 드러내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너무 잘 알아서다. 처음엔 조금 소란하다 결국 피해자는 ‘문제를 일으킨 사람’으로 찍혀 그 조직이나 세계를 떠나는 모습을 보곤 했다. 가해자는 살아남아 시간이 흘러 승승장구하기도 했다. 그 꼴에 대한 간접 경험은 ‘피해자로 규정되지 않겠다’는 안간힘으로 이어졌다. “넌 여자 아닌 기자”라며 불려 나간 술자리에서 굳이 ‘높은 사람’ 옆자리에 앉히려 할 때도 나는 차라리 가해자의 위치에 서기로 했다.

지난달 4일 열린 대전시의회 본회의에 참석해 성추행 혐의를 받는 송활섭 대전시의원에 대한 제명안 의결에 투표한 시의원들. 첫줄 왼쪽부터 조원휘·이상래·박종선·이금선·민경배·송인석·이용기·안경자·이재경·이병철·이한영·정명국·이효성·김영삼, 송대윤 의원. 대전시의회 누리집 갈무리 송 의원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지 두달여 만인 지난 9월5일 대전시의회는 본회의에서 송 의원 제명안을 부결시켰다. 징계 당사자를 뺀 21명의 재적 의원 중 단 7명만 제명안에 찬성했다. 반대 13명, 기권 1명이었다.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제명안을 의결할 때 찬성한 의원이 6명이었다. 국민의힘이 19명인 상황에서 제명안 통과가 어려울 거라 예상했지만 ‘고작 7명이라니’ 충격이었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도 당황한 분위기였다. ‘그래도 찬성표가 어느 정도 나와 내 정체를 들키지 않을 거’라 믿었는데 뒤에 숨기 어려워진 거다. 궁지에 몰리자 의원 여럿이 “나는 찬성, 너는 반대”라고 우기는 상황까지 벌어졌다.‘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당할 수 있는 흔한 일’이란 현실은 이들 대전시의원의 생각과 마음에 어떤 작용을 했을까. 결과만 보면, 그 사실이 혹여 피해자를 외면해도 좋을 각자의 ‘핑계’로 쓰이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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