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총성, 이탈리아 마지막 왕세자의 황당한 변명 비토리오_에마누엘레_디_사보이아 카발로섬_사건 무혐의 왕이_될_수_없는_왕자 사망 김형욱 기자
1978년 8월 18일 새벽, 프랑스령 코르시카 인근 카발로섬에서 총성이 울린다. 어둠 속에서 울린 총성의 당사자는 명백했다. 당시 40대 초반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디 사보이아가 홧김에 쏜 총에 19살 청년 디르크 하머가 맞고 말았다. 비토리오는 구속되어 프랑스 아직시오 교도소로 갔고, 디르크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별안간 이게 무슨 일인가? 비토리오는 누구이고 또 디르크는 누구인가?
한편, 디르크 하머는 카발로섬에 보트 여행을 온 일행 중 비르기트 하머의 남동생이었다. 비록 일행보다 몇 살 어렸지만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생각해 보면 굳이 오지 않아도 될 여행에 따라와 봉변을 당한 것이었다. 그때가 1978년 8월 17일이고, 모두가 잠든 야심한 시간에 비토리오가 나타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다짜고짜 총을 쏴댔다. 비토리오는 카발로섬을 자신의 땅으로 생각했고 외지인이 대거 몰려와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걸 못마땅히 여겼다.우발적이든 고의적이든 사건은 발생해 버렸다. 그런데 비토리오는 감옥에 갇힌 지 두 달도 채 안 된 1978년 10월 6일에 전격적으로 조건부 석방이 이뤄진다. 중죄 법원으로 갔을 시, 디르크가 살아나면 10년형이었고 디르크가 죽으면 20년형이었을 텐데 말이다. 반면 사건이 있은 지 4달이 채 안 된 1978년 12월 7일에 디르크가 사망하고 만다. 허망하기 이를 데 없는 죽음이었다.
이후 사건 관계자들은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받는다. 디르크의 아버지는 충격으로 암에 걸렸다가 대체 요법을 발명했고, 사보이아가의 주장에 따르면 그가 큰 금액을 요구했다고 한다. 디르크의 아버지는 결국 독일 대사관을 통해 사보이아가와 접촉한 후 돈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비토리오는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총잡이 왕자'라고 불렸다. 한편 비르기트는 파리로 건너가 모델 일을 하며 언론과 접촉해 프랑스 사법부를 의심하는 말을 남겼다. 이후 사건은 어떤 식으로 흘러갔을까?갑자기 비토리오의 유죄 인정 확인서가 철회되더니 문서가 사라진다. 언뜻 믿기 힘든 상황이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한편 비토리오는 모델 마리아와 결혼했다가 아버지로부터 버림받다시피 재산도 빼앗긴 후 무기 거래로 큰돈을 만진다. 그런 와중에 프랑스 프리메이슨에 가입해 사회 초고위층과 친분을 쌓는다. 비르기트가 우연히 교회 헌장식에서 만난 마리아의 뺨을 때리려다가 제지당하기도 한다.
이쯤에서 돌아보자. 비토리오는 어떻게 했어야 했나? 그가 고의로 디르크를 저격한 건 아닌 것 같다. 그의 주장대로 위협 또는 실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잘못이 아닌가? 명백한 그의 잘못이다. 최소한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잘못을 인정하되, 당연히 자기변호는 해야 한다. 그런데 그는 제3자가 말하듯 고인의 죽음이 안타깝다고 했고 자기 잘못이 아니며 고로 자기는 무죄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탄환 조사를 하더니 뒤늦게 자기가 쏜 총에 디르크가 죽은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무슨... 그런데 위협사격은 의도적인 게 아닌가?비토리오 측은 비열한 변호 전략을 채택한다. 현장에 있지도 않은 사람들을 데려와 증인으로 발언하게 해, 비토리오가 얼마나 성실한지 퍼뜨리고 그러니 의도적으로 살인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식으로 몰아가 법정의 여론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국방장관, '중국 일대일로 사업 참여는 형편없는 결정' - BBC News 코리아이탈리아 국방장관, '중국 일대일로 사업 참여는 형편없는 결정' 이탈리아 크로세토 국방장관은 일대일로 사업이 이탈리아 수출 확대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중국만 이익을 봤다고 주장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오늘도 '불볕더위' 기승, 온열질환 조심해야…낮 최고 29~35도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온열질환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폭염이 7월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이어지겠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50층 땐 평당 1억”…서초진흥 재건축 운명, 122명에 달렸다 | 중앙일보서초진흥은 강남역 9번 출구에서 정문까지 거리가 300m에 불과한 초역세권 단지입니다. \r서초진흥 재건축 부동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N수생 역대 최다...변동성 커진 마지막 모의평가[앵커]킬러문항이 배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어떻게 나올지, 첫 가늠자가 될 9월 모의평가에 졸업생 응시생이 대거 몰렸습니다.쉬운 수능에 대한 기대감으로 졸업생 비중이 역대 최다가 될 거란 예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수능 전략을 짜기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기자]9월 모의...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Pick] '힙합 전설' 투팍의 마지막 반지…13억 원에 낙찰세상을 떠난 지 27년이 된 지금까지도 힙합계의 전설로 언급되는 래퍼 투팍의 반지가 힙합 아이템 경매 역사상 최고가에 낙찰됐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6일 경매사 소더비 뉴욕은 투팍의 반지가 예상가 20만∼30만 달러를 뛰어넘는 100만 달러에 낙찰됐다고 밝혔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