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작두, 신칼... 대장장이가 만든 무속용품들 대장간 작두 신칼 무속인 무당 정진오 기자
▲ 어디를 가나 대장간의 단골손님 중에는 무속인이 있다. 무속인과 대장간 철물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은데, 굿을 할 때 쓰는 도구 중에 대장간이 아니고서는 구하기 어려운 게 제법 있다. 삼지창, 작두, 칼이 대표적이다. ⓒ 정진오
칼은 양손에 들고 춤을 출 때 쓴다. 말 그대로 칼춤용이다. 무속인이나 대장간에서는 신칼이라고 부른다. 희생 동물을 찌르는 용도로도 칼을 사용한다. 굿에 쓰는 칼의 종류는 다양하다. 신령스럽다고 할 때의 '영'이란 글자는 비가 내리기를 비는 무당의 모습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래선지 천문기상을 살피던 누대를 영대라고 했다. 영대는 신령스러운 마음이나 정신을 뜻하기도 한다. 이규보는 그러면서도 영험한 진짜 무당과 그렇지 않은 가짜 무당을 구분했다. 이규보는 중국 황제 때의 신무인 계함을 신기롭다면서 높이 평가했다. 자신이 살던 시대에는 그를 이을 만한 무당이나 박수가 나오지 않고, 그저 신이 내린 몸이라고 거짓소리를 하면서 사람들을 현혹하는 가짜 무당 천지라고 보았다.
그 오랜 부침 속에서도 무속 신앙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3일 인천의 한 굿당에서는 작두 타는 무속인의 굿이 펼쳐졌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0호인 '황해도평산소놀음굿'의 전승교육사가 굿을 이끌었고, 그를 신엄마라고 부르는 제자가 이날 굿을 주관했다. 작두도 주관자가 타게 되어 있었다. 굿 주관자를 '경관'이라고 칭했는데, 그 경관은 'OO 작두장군', 'O 보살' 등으로 불렸다. 작두거리가 끝나자 타살거리가 이어졌다. 타살거리의 희생 동물은 돼지였다. 큰 돼지 1마리를 8개 부위로 해체해 늘여 놓고 삼지창과 칼을 꽂았다. 팥떡도 여러 시루에 나누어서 했다. 이날 굿은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계속된다고 했다.
옛말에 '돈제양전'이란 표현이 있다. 돼지 발굽을 바치며 풍년을 빈다는 뜻이다. 베푼 것은 적고 바라는 것은 많음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김시습이 읊은 '돈제축세양'과 같은 의미이다. 고향 마을 옆 동네에 애기무당이 있었는데, 그 애기무당이 용하다는 평이 많았던지 작두 타는 굿 의뢰가 잦았던 듯하다. 애기무당이 탔다는 작두는 아마도 그 동네 어귀에 있던 대장간에서 날을 아주 날카롭게 해서 만들었지 싶다. 애기무당이 발을 다치지 않도록. 조상의 혼을 그림으로 그려서 무당의 집에 모시고 기도를 올리도록 하고, 그 대가로 상당한 재물을 제공했다. 특히 조상을 모시는 일을 돕도록 노비를 헌납하기도 했다. 이를 신노비라고 했다. 노비 처지에서 보자면, 할 일 많은 양반 대갓집보다는 무당집에서 일하는 게 훨씬 편했을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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