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멍 아닌 '그림멍' 할 수 있는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백영란_수묵화전 장미갤러리 노정임 기자
나는 그림을 볼 줄도 모르고, 더욱이 그릴 줄도 모르지만 가끔 미술관에 간다. 전체적으로 훑어보기도 하고 한 작품을 오래도록 바라보기도 한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작품의 여러 다른 부분이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멍한 상태로 불을 보는 것을 '불멍'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뭐라 불러야 할까? 그림멍?
3월 26일까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장미갤러리에서 일목 백영란전 '스며드는 먹의 향'이 전시 중이다. 스며드는 먹의 향이라는 제목을 보니, 문학 시간에 배웠던 공감각적 심상이란 말이 생각났다. 스며든다는 시각적이고 향은 후각적, 두 개의 감각을 하나로 접목한 전시회 제목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더욱 끌어올렸다.삐걱이는 나무 계단을 올라가니 하얀 벽에 크고 작은 수묵화 작품이 다소곳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책만한 아담한 크기의 한지에 담긴 겨울 논, 나무, 계곡은 섬세한 붓질이 가득했다. 한 번 한 번의 터치 속에 얼마나 많은 고뇌와 열정을 담았을까 헤아려보았다. '겨울의 흔적'이라는 작품을 한참 멍하니 보았다.
몸을 살짝 돌리자 화선지 두 장을 옆으로 뉘워 길게 그린 대나무 밭이 보였다. 채색 없이 한지 위에 먹물로만 그려진 그림에서 대나무를 스쳐가는 바람이 느껴지고 대숲의 향이 떠올랐다. 노란 꽃이 피어있는 난 그림도 참 단아했다.작가는 이 많은 작품 중에 어떤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들까 궁금했다. 용기 내어 여쭈어봤더니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그림으로 안내해주셨다. 본인은 밑그림 없이 단필로 그림을 그리는데 주인공 물고기의 꼬리 부분과 머리 부분이 다시 그릴 수 없을 만큼 마음에 들게 그려졌다는 설명도 해주셨다. 자세히 보니 꼬리 부분이 정말 생동감이 느껴지고 멋졌다.
내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한 그림은 '목단'이었다. 화려한 붉은 꽃잎, 까만 꽃술 하나 하나, 굵었다가 가늘어지는 줄기까지 나의 마음을 완전 빼앗아 갔다. '왜 이처럼 가슴 벅차게 피어오르는가'라는 글귀도 어쩜 이렇게 어울리게, 알맞은 자리에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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