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서 만난 시리즈 역사상 가장 잔혹한 공포 이블데드라이즈 27TH_BIFAN 김준모 기자
슬래셔, 스플래터는 유독 국내에서 인기가 없는 공포장르다. , 등 히트 시리즈의 후속편이 한국에서는 개봉 후 소리 소문도 없이 막을 내린 바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2023년 최고의 인기 호러영화 중 한 편인 는 국내 개봉을 포기하고 VOD 직행을 택했다. 이 아쉬움을 달래준 곳이 호러 팬들의 성지라 불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다.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국내 첫 스크린 상영을 이뤄낸 는 전설적인 호러영화 시리즈 의 후속편이다. 악마를 부르는 죽음의 책 네크로 노미콘과 전기톱 등 상징적인 소재는 가져오지만 2013년 리부트판처럼 이전 트릴로지와 연결되지 않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동시에 리부트판과도 연관성을 지니지 않는다. 리 크로넨 감독은 색다른 질감의 를 선보이기 위해 원작자 샘 레이미에게 한 가지를 허락 받았다고 한다.숲속의 외딴 오두막을 배경으로 한 시리즈의 전통에서 벗어나 뉴욕의 한 아파트를 공간으로 삼은 것이다.
머릿속에 존재하는 오만가지 생각 중 가장 부정적인 것을 찾아 추악한 진실처럼 포장한다. 악마에 지배당한 엘리는 싱글맘으로 짊어져야 했던 자식들에 대한 부담을 말한다. 경제적인 빈곤 속에서도 모성애를 보여줬던 캐릭터의 붕괴를 통해 섬뜩함을 자아낸다. 외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심리적인 측면도 자극하는 저력을 선보인다.여기에 자신과 달리 자유로운 삶을 누렸던 베스에 대한 질투심,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을 찾아온 무책임함에 대한 분노도 함께 드러낸다. 이런 엘리의 심연을 시각적인 측면에서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이들을 흡수해 기괴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부분이다. 덩어리처럼 변한 이 모습은 모든 걸 홀로 짊어져야 했던 그 무게감을 잔혹하고도 슬프게 담아낸다. 이 공포 속에서 아이들을 지키고자 하는 캐릭터는 베스다.베스는 임신 후 자신이 어머니가 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악마는 이 내면의 갈등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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