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하는 여자 문동은, 아쉬웠다 비혼주의 싱글라이프 페미니즘 양민영 기자
인생에서 처음으로 계획했던 복수는 자기 파괴였다. 십 대 초반, 이제 막 자리 잡기 시작한 자아와 그 자아로 불안정하게 바라본 '나'라는 비극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런 나와 가장 빈번하게 부딪힌 사람은 당연히 훈육을 담당했던 엄마였고 그가 미워서 어쩔 줄 몰랐던 나는 복수를 계획했다.
타란티노는 에서도 어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의 설정, 캐릭터, 명장면을 다양하게 혼합하고 오마주하는데 는 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키도와 대적하는 애꾸눈의 엘 드라이버도 이 영화에서 차용한 캐릭터다. '여성의 가장 큰 자산은 몸이고 몸이 훼손된 여성은 못 할 짓이 없다'는 발상에서 출발하는 서사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남성 주인공이 부모, 혹은 스승의 죽음이나 가문의 몰락을 계기로 각성하고 힘을 키워서 초인이 되는 설정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에도 윤리적인 딜레마가 있느냐고 반문하면 물론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이 싸구려 영화는 주인공이 직접 망나니 칼춤을 신명 나게 추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주인공은 남자들을 죽이는 복수를, 야근으로 밀린 일을 처리하는 사람처럼 묵묵하게 해낸다. 말 그대로 '용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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