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기른다'\r강아지 고양이 동물병원
반려견을 기르는 A씨는 최근 반려견 슬개골 탈구로 동물병원을 전전하다가 분통을 터뜨렸다. 수술 비용이 병원마다 약 20만원부터 수백만 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인 데다가, 비용이 얼마인지 써놓지 않아 일일이 병원 직원이나 수의사에게 물어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건강검진이 매번 40~50만원으로 제일 부담이다. 스케일링도 30만원 정도로 인간보다 비싸다”며 “바가지인지 알 수조차 없다”고 했다.
고양이 2마리와 함께 사는 직장인 배모씨도 반려묘가 다리를 절어 동물병원을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병원에서 난데없이 엑스선 촬영부터 하고 ‘이상이 없다’며 10만원을 청구했기 때문이었다. 배씨는 “촉진 없이 바로 사진부터 찍었다”며 “기준이 없어서 이게 비싼 건지, 바가지를 쓴 건지 알 수가 없어 갑갑했다”고 했다. 반려견을 기르는 김모씨 역시 “강아지가 뭐를 잘못 먹어서 위를 세척하고 병원에 입원하면 몇 백만 원이 나간다”며 “수술 이후에 비용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검사비도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탄했다.동물병원이 “부르는 게 값”이었던 이유는 의료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의료법은 의료인이 비급여 진료비용 등을 미리 환자에 고지하고, 진료비를 거짓 청구할 경우 의료 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수의사법을 적용받는 동물병원엔 관련 규정이 없었다.
1400만 명에 달하는 반려인들은 지난 5일부로 시행된 수의사법 개정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개정 수의사법은 동물병원에서 초진 진찰비, 엑스선 촬영비 등 진료비용을 홈페이지나 벽보 등으로 의무적으로 게시하게 하고, 수술 시 비용을 반려동물 양육인에 사전에 알리도록 했다. 어길 때는 시정 명령이 부과되고, 미이행 시 100만원 미만의 과태료 또는 1년 이하의 영업 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 진료비 과다 청구 등이 이어지자 정부 차원에서 내놓은 대책이었다. 다만 제도 시행에도 상당수 동물병원은 아직 반려인들에게 진료비를 제대로 안내하고 있지 않았다. 10일 찾아간 서울 봉천동과 방배동 소재 동물병원 네 곳의 홈페이지나 동물병원 내부에서 진료비 안내문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동물병원 직원은"아직 병원 차원에서 지시가 내려온 게 없다"고 설명했다.수의사들은 오히려 ‘동물병원 진료비 인플레’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수의사회 소속의 한 수의사는 “게시한 금액보다 진료비를 높게 못 받는다는 규정이 있어, 현장에선 진료비가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게시 금액보다 실제 진료비를 높게 받을 순 없으니, 게시하는 금액 자체를 이전보다 부풀릴 것이란 지적이다.
의료비 부담에 반려동물 양육인들 사이에선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기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용은 12만 3500원, 이 중 병원비는 4만 2500원으로 집계됐다. 반려동물을 기르면 동물병원 진료비 등으로 매년 51만원이 나간다는 이야기다.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응답자 중에선 ‘월평균 20만원 이상을 쓴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관련기사 이병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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