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사망 뒤 만든 ‘대화경찰’…해산 위주 대응에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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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평화적인 집회·시위를 보장하겠다고 도입한 ‘대화경찰관’. ‘관리와 진압’에서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및 참가자 보호’로 진화해온 지난 6년간의 집회 대응 패러다임이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찰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인근 인도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단체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의 1박 2일 문화제 참가자들을 강제 해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회 참가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평화적인 집회·시위를 보장하겠다고 도입한 2000명 가까운 ‘대화경찰관’이 현장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의 집회 대응이 강경 기조로 바뀌면서 ‘평화 집회’도 불법 집회로 규정돼 강제해산 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리와 진압’에서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및 참가자 보호’로 진화해온 지난 6년간의 집회 대응 패러다임이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은 2018년 8월 1556명으로 출발한 대화경찰관이 꾸준히 늘어 현재 1929명이 활동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공동투쟁 공동소집권자 김수억씨는 “3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경찰 협조하에 노숙문화제를 평화롭게 진행해왔는데, 이제는 집회도 열기도 전부터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대화경찰은 아무런 권한이 없고, 경찰서장이 해산 명령해버리면 따를 수밖에 없다 보니 대화의 여지 자체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고공농성을 하던 간부를 경찰이 폭력으로 진압한 사건 이후 대화경찰과 기본적인 소통조차 끊은 상태다. 민주노총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화경찰을 통해 ‘경찰 대응이 너무 과하다’고 의견을 전달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 윗선에서 강경 기조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대화경찰에게 실질적인 조율 권한이 없다 보니 할 수 있는 역할이 축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2018년 도입 이후 꾸준히 확대 기조를 보여왔던 대화경찰제 자체가 축소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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