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없는 만두잔치, 차별 없는 집을 꿈꾼다 다산인권센터 오늘도_인권을_짓다 차별없는일터 30주년 화성행궁 육성철
10년 전 겨울, 필리핀 인권변호사 부부가 1박 2일 홈스테이로 우리집에 묵었다. 짧은 영어로 물으니 좋아하는 음식이 '김밥', 가보고 싶은 곳은 '화성행궁'이라고 했다. 김밥 도시락을 만들어 수원으로 소풍 가던 날,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1년 내내 열대 기후에서 살아온 변호사 부부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풍경"이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시간 남짓 자동차가 도로에 갇혔음에도 그들은 별나라에 온 것처럼 기뻐했다.
아마도 그 무렵이었을 듯하다. 인권운동도 스포츠 경기처럼 브레이크 타임을 두면 더 팽팽해질 거라 생각했다. 수십 년 투신했던 노동운동을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간 최창남 목사는 단박에 해법을 풀어놨다. "육 선생은 산을 잘 타시니 지친 일꾼들을 산으로 데려가세요." 인권활동가들과 함께 지리산의 여름, 태백산의 겨울을 일별하기 위해 번개 산행을 추진했던 배경이다. 만두 잔치가 아니더라도 다산은 먹거리 인심이 후하다. 벗바리 생일엔 미역을 보내주고 토마토, 귤 같은 제철 과일을 착한 값에 배달한다. 근처를 지나다 불쑥 들르면 "식사는 잡쉈어?"라고 먼저 물어주고, 배가 고파 보이면 만사 제치고 근처 맛집부터 안내한다. 한번은 고향 친구 10여 명과 일요일 낮에 예고 없이 들렀는데, 안병주 활동가가 급하게 달려 나와 집안 어르신을 모시듯 극진하게 대접했다.
그때로부터 다시 10년이 지났다. 녹색 대문과 빨간 벽돌이 예뻤던 매교동 사무실은 이제 '올드보이'들의 추억으로 남았다. 20주년 슬로건 '그 사람 스무 살, 인권은 즐겁다'는 전설이 됐고, 30주년 캠페인 '오늘도 인권을 짓다'가 사무실 외벽에서 휘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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