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수의 작은 마을 여행 경북 경주 대릉원 등 고분이 품은 도시 터만 남은 황룡사, 외롭고 고요 동궁·월지는 화려하지만 허무 나이 들어 다른 느낌 다가와
나이 들어 다른 느낌 다가와 경북 경주 황남동에 있는 신라시대 고분군 대릉원. 여행지도 나이에 따라 달리 보이고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20대 배낭여행자가 느끼는 인도와 마흔을 훌쩍 넘긴 중년의 여행자가 느끼는 인도가 같을 리는 없을 것이다. 경주 역시 마찬가지다. 들판에 구르는 돌 하나, 길가의 기와 한장도 하찮은 것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문화재로 가득한 경주. 다시 찾은 경주는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키득거리며 찾았던, 수학여행지 경주와는 다른 모습, 다른 느낌으로 느껴진다.
광활한 폐사지를 이리저리 거닐다가, 그 옛날 거대한 절을 떠받쳤을 돌무더기로 가서는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돌들을 쓰다듬어 보기도 한다. 황룡사지 서쪽 끝에 감나무 한그루가 서 있고 그 아래 절을 짓는 데 사용됐던 돌들이 오글오글 앉아 있다. 황룡사를 떠받쳤던 커다란 주춧돌도 있고 맷돌도 있다. 세숫대야로 쓰였던 돌도 있다. 어떤 돌은 연꽃을 새겼고 어떤 돌은 부처님 얼굴을 새겼다. 대릉원에 들어서서, 달항아리를 반으로 잘라 엎어 놓은 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의 곡선 사이를 느리게 걸어간다. 그러다가 능이 겹치며 만들어 내는 어느 햇빛의 음영 앞에서는 오래 서 있는다. 마치 도자기나 조각품을 감상하듯, 조금은 진지한 자세로 말이다. 가끔 새소리가 날아들어 내 발등 위에 떨어지고 시원한 바람이 뜀틀처럼 이마를 짚고 간다. 나는 대릉원의 소나무 숲 사이를 걸으며 스스로가 오래된 경주 사람 같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월성에서 내려와서는 계림에 간다. 경주 김씨의 시조 알지가 태어났다는 전설이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신라 탈해왕 때 회공이 이 숲에서 닭이 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가까이 가보니, 나뭇가지에 금으로 만든 궤짝이 걸려 있었다. 뚜껑을 여니 궤 속에서 사내아이가 나왔고 이 사내아이의 성을 김, 이름을 알지라고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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