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가 2002년 3월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도운 대가로 서울시의원 한 자리를 추천권을 약속받았다고 공개된 녹음파일이 한 언론사에 의해 제시되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명태균씨가 2002년 3월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도운 대가로 서울시의원 한 자리를 조 의원한테서 약속받았다고 말하는 녹음파일이 28일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녹음 파일은 서초갑 보궐선거 직전인 2002년 3월초 명태균씨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로, 조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을 수 있게 자신이 힘을 썼으며 그 대가로 조 의원이 시의원 한 명의 추천권을 줬다고 설명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요양급여 부정수급’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당시 변호인의 남편인 조 의원에게 서초갑 보궐선거 공천을 줬고 그 과정에서 명씨가 연결고리 구실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녹음 파일에서 명씨는 “ 내가 작업 다 해줬지. 그래가 패널티 20% 때릴 거를 5%밖에 안 때렸잖아”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경선룰을 정하는 과정에 자신이 개입했다는 뜻이다. 이어 명씨는 “ ‘과반 넘는 승리를 안겨주세요. 제가 거기에 보답하겠다’ 시키는 대로 다 문자를 보냈다. 문자 다 돌리고 조사하니까 48%가 나왔다. 그래서 내가 요래요래 해라. 패널티가 5%니까 56%를 받아야 돼요”라고 말한다.명씨의 말은 서초구청장직을 사퇴하고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온 조 의원에 대해 경쟁 후보들이 ‘경선 배제’를 요구하자, 명씨가 중간에 개입해 득표율 패널티를 낮추고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조건으로 조 의원의 경선 참여를 성사시켰다는 뜻이다. 이후 조 의원은 1차 경선에서 56%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후보직을 거머쥔다.
녹음파일에는 조 의원이 자신을 도와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명씨에게 시의원 1명의 공천권을 제안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명씨는 “조은희가 딱 되고 나서 울면서 전화가 왔다. 시의원 공천 2개 있는데 1개는 선생님 드리겠다. 아무나 추천하세요. 그럼 제가 하겠다”고 말한다. 민주당은 “대구에서 활동하던 명태균씨 지인 ㄱ씨가 서울시의원에 출마했으나 경선에서 낙선했고 이후 김영선 의원실로 들어가 보좌관으로 일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ㄱ씨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때 책임당원 명부를 명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조 의원은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명씨가 허위·과장 사실을 근거로 본인의 영향력을 지인들에게 과시한 것에 불과한 것을 두고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마치 엄청난 음모가 있었던 것처럼 기정사실화하면서 정쟁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에서 분명하게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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