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보며 성희롱에 외모평가... 가명·신체접촉 권유 20대 불법_성매매 OO_카페 여성 구직자_사기 팀 라그랑주 기자
지난 3월 19일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 3곳에 서울시 '강서구'로 근무희망지를 지정한 뒤 이력서를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전화 010-3OOO-OOO8란 번호를 사용하는 '대화카페'로부터 연락이 왔다. 몇 번의 문자가 오가고, 취재진은 강서구 A 대화카페와 면접 약속을 잡았다.면접 당일 업주는 정확한 '카페' 주소가 아닌, '역' 근처로 오라고 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 미리 기다렸지만, 업주는 30분이 지나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기다린 지 약 32분이 지나서야 대화카페 업주는 취재진이 이동할 장소를 일러줬다. 그렇게 다시 낯선 장소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5분이 지났을 무렵, 업주는"서울시 강서구 모 오피스텔 앞으로 오라"고 했다.마치 스파이 영화 속 인물에게 은밀한 미션을 주듯 업주는 구직자인 23살 여성에게 문자로 지령을 내렸다.
내부로 들어갔다. 현관 바닥엔 슬리퍼 여러 켤레가 흩어져 있었다. 위아래 모두 검은색 옷을 입은 건장한 청년이 나타났다. 30대로 보이는 남자는 자신을 앞으로 '실장'으로 부르라고 했다.남성 실장 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취재진이 주방 식탁 의자에 앉자, 곧바로 면접이 시작됐다. '담배 펴요?' 면접관인 실장의 첫 질문이었다. 비흡연자라고 대답하니 '그럼 나는 펴도 돼?'라고 반말로 물었다. 취재진은 그가 담배를 피우는 사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식탁에는 컴퓨터 두 대가 놓여 있었는데, 한 대는 업무용 컴퓨터, 한 대는 CCTV용이었다. 모니터 안엔 입구와 복도 등을 지켜보고 있는 CCTV 화면 3개 창이 떠 있었다.실장은"낮 12시부터 일하는 게 가능하다"라며"여기는 여성 본인이 시간을 결정한다"라고 했다."대신 하루 전에 얘기해 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약 5분이 흘렀을 때 회색 후드티를 입은 남성이 뒤에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잠깐 서로 눈으로 인사한 뒤, 합정역 앞에서 곧바로 직진했다. 남성의 안내에 따라, '홍대 대화카페'가 아닌, '합정'에 있는 B 대화카페에 도착했다.B 대화카페 문을 열자마자 사무실의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닿았다. 강서구 A 대화카페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담배 냄새가 매우 심하게 났다. 흡연실을 방불케 하는 뿌연 연기, 담배 찌든내가 사무실을 가득 채웠고, 사무실은 허름해 보엿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은"내 나이를 맞혀 봐요"라는 말로 면접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실장'이라 부르라면서"앞으로 같이 일하면 내가 지켜줄게요","여긴 안전해요"라고 강조했다. 면접 과정에서 실장은"하루에 12시간 일해 70~80만 원을 버는 여성도 있다","일하는 여성의 대부분이 20대 초반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실장은"여성 매니저들의 나이를 일부러 낮춰 사전 예약 사이트에 올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B 대화카페 실장은 면접 과정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는 남자친구와의 성관계 경험을 자세히 물었다. 면접이 이뤄진 20여 분 간 실장의 성희롱은 계속되었다. 그는 가슴 크기와 특정 부위 신체 사이즈를 묻는 등 취재진의 외모 평가를 이어갔다.
실장은 "대화 카페에서 술은 절대 안 팔지만, 손님과 술을 마시고 싶으면 방에서 몰래는 마셔도 되지", "방 안에서 남성 손님과 성관계를 맺어도 아무도 몰라. 손님한테 팁을 받고 성관계를 맺는 건 상관없어"라며 B 대화카페에서 성매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일러줬다. 상체 터치만 가능하다던 처음 통화 내용과 전혀 달랐다. 여기에 실장은"그래도 한 가지 룰이 있다"라며"여성 매니저가 손님에게 먼저 팁을 달라고 요구하면 안 된다"라고 성매매가 가능한 'B 대화카페'의 규칙을 강조했다. 결국, 서울시 강서구와 마포구 모두 말만 '대화 카페'였을 뿐, 불법 성매매업소나 다름없었다. 홍대 대화카페 실장은 취재진이 이력서를 내린 지 4개월이 지난 후에도 다시 문자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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