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처럼 떠난 미군, '리틀 시카고'가 남긴 숙제 동두천_보산동 윤금이_사건 자족도시 미군부대_기지촌 SOFA_개정 이영천 기자
공간은 무척 밝았다. 흡사 미국 소도시 느낌이다. 이곳을 '리틀 시카고'라 부르던 때가 있었다는 말을 새삼 실감한다. 한 시절 네온사인으로 휘황한 밤을 빛냈을, 영어 일색 형형색색 간판에 시선이 닿는다. 간판에서 이 공간이 살아 낸 시간을 능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외국인 관광특구로 지정된 정식명칭 '캠프 보산'의 첫인상이다. 경원선 보산역이 맞닿아 있다.밝은 얼굴 뒤, 감춰진 속살이 엿보이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내보이기 싫은 기지촌이었고, 기생적 소비공간이었다. 지금은 많이 변했다지만 말이다. 사전은 기지촌을 '외국군 기지 주변에 형성된 촌락'이라 풀이한다. 즉 외국군 주둔지 주변에서, 부대가 필요로 하는 제화와 용역은 물론 인력을 조달하던 '배후지'란 의미다.
양주 이담면이, 십여 년 만에 읍으로 승격하면서 동두천이란 이름을 얻는다. 전쟁 후였음에도 사회적 인구 증가가 얼마나 폭발적이었는지를 실감하는 대목이다. 공간은 미군의 소비력으로 번성한다. 사건 전개는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인 SOFA 개정 운동으로 번져간다. 여기에 1990년대 초 크고 작은 미군 범죄가 빈발하면서 개정 요구가 들불처럼 인다. 그러함에도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몇 년이 지난 후인 1995년 11월부터 7차례 협상이 열리나, 매듭짓지 못하고 1996년 7월 결렬되고 만다. 두 나라 간 힘의 불균형, 또는 군사적 종속관계가 협상에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2000년 들어 매향리 포격 사건과 이태원 살인사건,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이 잇닿는다. 원성이 다시 비등하자, 그해 8월 부랴부랴 협상이 재개되어 번갯불에 콩 튀듯 12월 2차 SOFA 개정이 이뤄진다. 이마저 불완전한 것으로, 다수 항목에 문제를 남겨놓은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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