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박미향의 요즘 어디 가 _ 서울 푸른수목원·항동철길
짙은 녹색 나무 가득한 푸른수목원 속 그네. “푸릇푸릇해서 시야가 좋잖아요. 평지라서 좋고 비가 와도 우산이 거추장스럽지 않으니 더 좋아요. 전철역에서도 가깝고요. 서울에 이만한 데가 없지요. 도심이라 너무 좋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항동철길에서 만난 ‘우리들 참사랑’의 카페지기 최순자씨가 한 말이다. 그는 회원 14명과 이날 오전 11시부터 구로구에 있는 푸른수목원을 걷기 시작했다. 알록달록한 등산복으로 차려입은 회원들은 대부분 ‘실버 걷기 선수’들이다. 2018년 문을 연 인터넷 카페 가입 조건이 65살 이상이다 보니 회원 모두 노년층이다. 매주 수요일마다 걷기 여행을 하는 이들은 이날 푸른수목원과 항동철길 코스를 골랐다. ‘프로’들이 고른 데치곤 생소하다. 서울 시민들도 잘 모르는 ‘숨은 맛집’ 같은 곳이다. 2013년에 개원한 푸른수목원은 서울시 1호 공립수목원이자 서울에 있는 유일한 수목원이다.
허난설헌의 ‘채련곡’이 적힌 천이 걸려 있는 나무 앞에서도 발걸음이 멈춘다. ‘가을 맑고 긴 호수는 푸른 옷처럼 흐르고/ 연꽃 깊은 곳에 목란 같은 배 매어놓고/ 낭군 만나러 물 건너편으로 연꽃 던지니/ 멀리 사람에게 알려져 하루 종일 부끄러웠네.’ 이 글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주인공 고애신이 유진초이에 대한 연정을 드러내는 장치로 등장한다. 여행객은 찰나지만 잠시 ‘애신 아씨’가 되어 각자의 ‘유진초이’를 떠올린다. 주름진 노년이라도 솜털 같은, 떫디떫은 청춘은 있었기 마련이다. 야생화정원에 핀 버들마편초. 김 해설사는 가을이 오면 볼거리가 더 풍부해진다고 말한다. 석산, 벌개미취, 쑥부쟁이 등이 핀다. “꽃향기가 수목원에 그윽하게 퍼지죠.” 석산은 꽃말이 애잔하다. 이성을 혹하게 하는 화려한 붉은 빛깔의 꽃과 공포에 떨게 하는 알뿌리의 독성이 모두 있는 신기한 꽃 석산. 그래서 ‘죽음의 꽃’으로 불린다. ‘ 슬픈 추억’ ‘이뤄질 수 없는 사랑’ 등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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