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별점 테러, 병원에선 '애가 아픈데' 버전으로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r맘카페 소아과 박은식
주요 대학병원을 포함해 전국 수련병원의 2023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16.6%에 그쳤다. 정원의 16.6%만 채웠다는 얘기다. 이미 기피 과로 소문났던 지난 2019년 당시에도 80%였던 지원율이 사상 처음으로 10%로 뚝 떨어진 최악의 결과를 기록한 것이다.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소아 진료 인프라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미 전국 대학병원 가운데 24시간 소아 응급진료가 가능한 곳은 36%밖에 되지 않고, 대학병원 네 곳 중 세 곳은 당직 서는 전공의가 부족해 교수가 당직을 선다. 지방만 따로 떼서 보면 더욱 심각하다. 전북대병원·충북대병원을 제외하면 지역 거점 병원에 전공의 1년 차가 단 한 명도 없다. 보호자가 한밤중 진료 보는 의사를 찾아 헤대다가 아픈 아이의 상태가 악화하는 사례가 최근 빈번하게 보고되는 이유다.산부인과·외과 등 생명과 직결한 바이털 과의 인기가 점차 떨어지고 있지만 새내기 의사들의 소아과 기피는 유독 두드러진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사명감으로 진료 현장을 지키던 의료진 이탈을 가속화했다.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암 투병을 하며 미숙아를 돌보던 의료진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구속되는 모습을 보면서 다들 '나도 언젠가는 죄인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를 느꼈다. 천안의 대학병원 소아응급실에서 근무하는 한 소아과전문의는"환아 상태가 안 좋아질 때마다 죄 없이 법적 처벌을 받을까 봐 두렵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19로 소아과 진료가 40%나 감소하자 소아과의원의 폐업이 속출했다. 새내기 의사들이 개원도 여의치 않은 과를 지원할 리 없고, 그렇게 지원이 줄면서 병동 및 응급실 당직 업무를 교수가 떠안게 됐다. 학생 때 우러러보던 나이 지긋한 교수마저 밤 당직을 서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더더욱이 소아과 지원을 할 수 없다. 악순환은 또 다른 악순환을 낳는다. 급기야 근무하던 소아과 전공의와 교수도 병원을 떠나면서 중증치료를 전담하는 많은 대학병원에서 24시간 소아과 진료가 불가능해졌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등 의료 현장에서 나오는 대안은 대략 이런 것들이다. 먼저 소아 가산 수가를 적용해 저수가를 개선하는 것이다. 입원 진료는 100% 인상하고 특히 중증 질환일수록 가산율을 높인다. 전공의 부족으로 대학병원의 진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입원전담전문의 인건비 지원도 필요하다. 의료붕괴가 이미 시작된 지방에서는 지역 가산 수가를 신설한다. 재원이 문제라는 건 안다. 하지만 MRI 검사 등 비급여진료를 급여화해 건강보험 재정 고갈을 불러온 지난 문재인 정부의 문케어를 중지해 낭비를 막는 등 일부 조정만으로도 일정 부분이나마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동네의원이 안심하고 중환을 의뢰할 수 있는 지역 거점 병원 육성도 빼놓을 수 없다.다음으로 의료진이 고의적 위해를 가한 게 아니라면 구속수사 및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11평 원룸서 5식구 부대낀다…'분양가 9억 특공' 충격 미달 왜 | 중앙일보단군 이래 분양시장 최대어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는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올림픽파크포레온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중국어에 인맥까지 '중 첩보 일인자'…해경도 의지한 경찰관 정체 | 중앙일보고인이 된 독립운동가 외증조부 이기일 선생의 이 말이 그를 지금의 길로 이끌었습니다.중국 중국어선 분쟁 경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잘못에도 남 탓'…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과이불개' | 중앙일보이 말은 '논어'의 '위령공판'에 처음 등장합니다.대학 교수 사자성어 괴이불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답 안하는 걸로 할게요'…조규성 3초 고민하게 만든 질문 | 중앙일보'저도 진짜 조심스러운 이야기'라며 운을 뗐으나...축구 대표팀 조규성 인터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2500억 쏟아부은 '마곡 핫플'…40초 만에 매진시킨 LG 비결 | 중앙일보이곳은 그 자체로 공연예술계의 최고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LG 마곡 LG아트센터서울 비크닉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