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등지는 글로벌 기업들…화석연료 '중독'에 제재 한계
김문성 기자="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도주의 위기를 외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2년 전 우리를 러시아 시장 진출로 이끌었던 희망과 장래성을 상징하는 '황금 아치'를 상상하는 것도 불가능하다."황금 아치는 맥도날드를 상징하는 노란색의 'M'자 조형물로, 러시아 내 매장은 850개에 달한다.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서방의 제재와 함께 글로벌 기업의 철수를 불러오고 있다.글로벌 기업 러시아서 속속 철수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 제프리 소넨펠드 교수팀은 이달 16일 기준 1천여개의 글로벌 기업이 러시아 사업을 축소나 중단, 철수했거나 이같은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파악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는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 가동을 멈췄다. 다국적 호텔기업 힐튼은 러시아 신규 투자를 보류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러시아 내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미국, 유럽연합 국가, 일본 등 비우호국으로 분류한 국가의 기업이 러시아 자회사와 주식을 러시아 기업에 매각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다. 외국 기업의 철수를 어렵게 한 것이다.또 220여개 글로벌 기업은 여전히 러시아에서 정상적인 사업을 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이 비운 자리는 러시아 기업이 메우며 내수를 강화하고 있다. 예컨대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스웨덴 이케아가 영업을 중단하자 러시아 1위 가구업체 호프가 매장을 늘리고 있다.국제통화기금은 지난해 4.7% 성장한 러시아 경제가 올해는 큰 폭의 역성장을 할 것으로 지난달 전망했다. 지난 1월 예상치 2.8%와 비교하면 경제성장률이 11.3%포인트나 추락하는 것이다.
코트라는 경제 제재가 지속할 경우 러시아의 성장 촉진 요인인 정보기술 등 혁신 산업 부문의 훼손, 외부와의 협력 단절, IT 엔지니어 등 인력 유출 가속으로 저성장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3월 15일 독일 동부 슈베트에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소속 활동가들이 '석유 아닌 평화'라고 쓰인 피켓과 '평화의 상징' 조형물을 들고 PCK 정유공장으로 통하는 철로를 막은 채 시위하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수입 금지를 요구했다. [슈베트 AP/DPA=연합뉴스 자료사진]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우크라이나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 원유와 가스가 버팀목이 되고 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세계 1위, 원유는 2위 수출국이다.EU 회원국들은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할 정도로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반대가 강하다.
향후 6개월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내년 1월까지 석유제품 수입도 끊는 EU의 러시아 6차 제재안이 실현될지 불투명하다.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의 3분의 2를 줄이고 2030년까지 완전히 끊는 구상도 마찬가지다.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러시아의 전체 수출액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44% 감소해 기록적인 무역흑자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에너지 연구·컨설팅업체인 리스타드에너지는 러시아가 원유 생산이 급감해도 원유 가격 급등으로 올해 세수가 작년보다 45% 많은 1천8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각국의 높은 화석 연료 의존도가 원자재 강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약화시키는 셈이다.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서방이 제재를 확대되는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이 외면하면 러시아 경제에 부는 역풍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16일 관련 보고서에서"오는 27일 달러 및 유로화 국채 이자 9천900만달러의 지급일이 도래한다"며"앞으로도 만기 도래액이 상당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유지되고 있어 디폴트 우려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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