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멜리토폴 박물관에 전시됐던 고대 스키타이인의 황금 장신구 등 유물을 약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반 페도로우 멜리토폴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비싼 소장품으로 꼽히는 스키타이인의 황금 장신구들을 박물관에서 약탈했다고 주장했다. 멜리토폴 지역사 박물관 관장 레일라 이브라히모바는 이외에도 300년된 은화, 고대 무기 등 최소 198개 황금 유물이 도난당했다고 주장했다.스키타이인의 황금 장신구는 이 박물관에서 가장 귀중한 소장품으로 꼽히는 것으로, 현지 매체 우크린폼은 이 황금 장신구가 기원전 4세기 것이라고 밝혔다.
이브라히모바 관장은 유물들을 창고에 숨겨둔 뒤 약 한 달 전 멜리토폴에서 탈출해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지역으로 피신했다. 이브라히모바 관장은 지난달 27일 박물관 경비원으로부터 러시아 군인·정보요원들이 유물 전문가로 추정되는 남자와 함께 박물관에 찾아와 유물의 위치를 대라고 협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경비원은 함구했으나 러시아 측이 이브게니 골라체우라는 이름의 우크라이나인 협력자를 통해 유물을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도 유물이 약탈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마리우폴시 당국에 따르면 박물관 3곳에서 19세기 유명 화가의 작품, 1811년 제작된 복음서와 우크라이나 정교회 유물 등 2천점 이상의 유물이 도난당했다. 우크라이나 고고학자 올렉산드르 시모넨코는 “이런 약탈 행위는 전쟁이라고 할 수도 없다”며 “삶, 자연, 문화, 산업 등 우리의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것으로 범죄행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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