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디퍼아·디자개·디아힐·개래블 다녀왔습니다.’ 당첨되면 최대 20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해 최근 부동산 시장의 화제였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아파트 무순위 청약을 앞두고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암호 같기도 하고 외계어 같기도 한 ‘디퍼아’ ‘디자개’ ‘디아힐’은 개포동 일대 아파트 단지를 줄여부
당첨되면 최대 20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해 최근 부동산 시장의 화제였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아파트 무순위 청약을 앞두고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암호 같기도 하고 외계어 같기도 한 ‘디퍼아’ ‘디자개’ ‘디아힐’은 개포동 일대 아파트 단지를 줄여부르는 명칭이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디에이치 자이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진짜 단지명이다. 아파트 이름이 이처럼 길고 복잡해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전남 나주에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 1차’라는 25글자 단지명을 가진 아파트도 있으니 말이다.
과거 아파트명은 지금처럼 길고 복잡하지 않았다. 압구정현대, 개포우성, 마포삼성 등 지명에 건설사 이름을 더한 수준이었다. 2000년대 들어 건설사들이 래미안, 자이 , 푸르지오, e편한세상 같은 브랜드를 만들었고 ‘써밋’, ‘퍼스트’ 같은 하위 브랜드까지 추가되기 시작했다. 두 개 이상 건설사가 시공에 참여한 대규모 단지는 브랜드명을 동시에 쓰기도 한다. 여기에 아파트 주변 환경이나 특성을 반영한 애칭이 추가된다. 강 옆에 있으면 ‘리버’, 숲이나 공원이 있으면 ‘파크’나 ‘포레’, 그 지역 최초면 ‘더퍼스트’, 지하철역이 근처에 있으면 ‘메트로’를 넣는 식이다. 애칭은 영어뿐 아니라 프랑스어, 스페인어, 라틴어 등이 총동원되고, 여러 언어를 결합해 새로 만든 단어를 쓰기도 하면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분석에 따르면 1990년대 아파트 이름은 평균 4.2자로 구성됐지만, 지난해 9.86자로 늘었다. 서울시가 2022년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 70%가 ‘공동주택 명칭이 어렵고 복잡해 방문 시 헷갈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심지어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명을 외우는데 몇달 걸렸다는 사람들도 있다. 부산 강서구에서는 ‘에코델타동’이라는 법정 동 명칭까지 등장했다. 보다 못한 서울시는 28일 아파트 단지명 작명을 위한 지침을 내놨다.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 ▲고유지명 활용 ▲애칭 사용 자제 ▲적정 글자 수 지키기 등을 담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사유재산인 아파트명을 서울시 권고에 따라 짓는 단지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파트의 개성을 드러내고,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해 특별한 이름을 지으려는 것을 탓할 수도 없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외국어를 길게 나열하면서 가치와 의미가 퇴색되고, 차별성이 오히려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볼 때가 됐다. 길고 복잡해서 부르기도 어렵고, 네이게이션에 입력하기도 어려운 이름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꼭 서울시 권고 때문이 아니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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