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링 무비 317]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외 1편
대학생 가을은 청각 장애가 있다. 불편함이 아주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학과에서도 가장 우수한 학생으로 졸업을 앞두고 일을 정도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며 열심히 살아왔다. 종종 불편한 일도 겪는다. 소통의 문제보다는 배려를 가장한 차별이다. 다른 학생들과 함께 작업해야 하는 졸업 작품에 참여할 것인지 묻는 담당 교수의 모습과 같은 것. 혹시 부담스러울까 걱정이라는 그 말이 가을은 자신을 위한 것인지 다른 학생을 위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어플 '마이디어'를 소개받게 되는 것은 가까운 친구 미진과 민규로부터다. 학교 선배인 성진이 만든 졸업작품이라는 이 어플은 당사자의 얼굴을 기반으로 AI를 형성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가을은 핸드폰 속의 남성과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다만 영화가 두 사람의 관계를 활용하는 것은 감정이 무르익는 로맨스의 정점이 아니라 처음 주어졌던 어플의 자막 기능을 제거하며 소통을 단절시키면서부터다. 현실 속에서 가을이 겪는 소통의 어려움과 감정적 단절을 깊이 마음을 기대고 있던 AI와의 관계에서도 발생시키며 그 어려움의 층위를 더한다. 심지어 상대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알 수 없지만, 자신은 상대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알 수 있는 현실과 완전히 반대로, 자신이 상대가 하는 말의 뜻을 제대로 알아차릴 수 없는 상황에서의 단절은 가을에게 새로운 종류의 장애물이 된다. 염민정 감독의 영화 는 덕희가 P에게 보내는 서간체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신의 감정을 항상 솔직하게 말하고 다니는 덕희는 P를 향해 자신의 사랑을 끊임없이 고백하고, P는 그녀를 친구로서 챙겨주고자 하면서도 그 마음은 계속해서 밀어낸다. 그러니까,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되는 이 편지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하는 한 여성의 고백이자 사랑에 대한 성찰이다.이 작품이 기저에 안고 있는 것은 누군가를 홀로 사랑하기 시작한 이들이 마음에 대한 것이다. 사랑 중에서도 가장 위약하고 간절한 자리에 놓인 이 감정을 영화는 P의 사랑을 갈구하는 덕희의 마음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어떤 이유로든 함께이고 싶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해서라도 마음을 돌리고 싶은 마음. 영화는 이 마음을 덕희의 솔직하면서도 직설적인 면을 통해 풋사랑의 어설픔을 투영해내고자 하고, 또 영화적 표현을 빌어 요동치는 심리를 시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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