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란한 전자음악, 화려한 복색의 댄서들로 가득한 클럽에서 댄스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다. 댄서 '신명'은 국제적인 왁킹 댄스대회에 참가해 최종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긴장과 흥분, 초조와 기대가 교차하는 대기실 풍경이 이어진다. 그는 반드시 우승하고자 결의를 다...
현란한 전자음악, 화려한 복색의 댄서들로 가득한 클럽에서 댄스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다. 댄서 '신명'은 국제적인 왁킹 댄스대회에 참가해 최종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긴장과 흥분, 초조와 기대가 교차하는 대기실 풍경이 이어진다. 그는 반드시 우승하고자 결의를 다진다. 신명에겐 대회 우승 상금이 절실하다. 그는 트랜스젠더 수술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당장 수술비를 마련하기 힘들고, 수술이 연기되면 군입대 문제 등 여러 골치 아픈 현안이 그 앞에 활짝 열릴 예정이다.
결단한 그는 마침내 다시는 돌아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고향 호창으로 내려간다. 아버지는 그 지역에 전승되어 온 농악 계승자로 동네에는 그의 뜻을 잇는 이들이 잔뜩 있다. 자신을 반겨 맞이하는 우기 외엔 누구나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냉대를 감수한 채 급전 마련을 위해 며칠만 참고 견디려는 신명이지만, 그가 알지 못했던 여러 속사정과 함께 당황스러운 사건이 속출한다. 자신이 알지 못했던 비밀과 마주하는 건 물론, 지난 대회에서 한계로 지적된 '자신만의 색'을 찾기 위한 과제도 덩달아 그를 괴롭힌다. 과연 신명은 원한 바를 얻을 수 있을까? 그가 몰랐던 가족사의 내력과 고향 사람들과의 불화는 해소될 수 있을까?변성빈 감독은 10대 시절부터 한국 사회 내 감춰진 이면, 드러나지 않는 소수자 문제에 천착해 왔다. 그의 초창기 단편 영화들은 10대의 성장통을 우화나 어두운 판타지로 담아내 현실을 그저 사실적으로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 흥미로운 접근법을 선보여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이후 코로나 시기 영화진흥위원회 지원 프로젝트로 제작된 소품 에 이어 본격 장편으로 가 탄생하지만, 의 문제의식이 확장되고 본격화된 데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전작 단편을 돌아봄은 의 주제와 의도를 이해하는 데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장편 데뷔라는 통과 단계를 거친 변성빈 감독의 작품 연대기, 그리고 해준 댄서를 배우로 기용하면서 본격 만개한 경향성, 현재 독립영화를 넘어 주목받는 김우겸 배우와의 결합 과정까지 돌아본다면, 를 소화하는 데 좀 더 풍성한 감각을 공유할 수 있을 테다.앞서 영화의 기본 줄거리 전반부를 요약해서 소개했지만, 는 감독이 텍스트 서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영화의 본질, '활동사진'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물이기에 시각적 체험이 없이 소화하기란 불가능한 작업에 속한다. 감독의 작품세계에 국내 왁킹&보깅 댄스계 상징적 존재인 해준 배우가 결속되면서 비약적인 비주얼 황홀경으로 확장되는 도상인 셈이다.
감독은 에서 도전한 이런 유형의 영상 문법에다 장편 데뷔작을 통해 대립하는 두 집단과 장르의 파열을 통한 새로운 경지로의 진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해준 vs. 덕길, 가족의 극한 대립은 자유로운 소수자의 춤 vs. 전통문화 농악을 지키려는 보수적인 문화인의 대결로 초반에 표현되지만, 농악이 원래 갖는 대동과 해방, 어우러짐의 속성을 적극적으로 해준이 이해하고 도입하게 되는 후반부를 통해 합일의 가능성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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