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정해둔 '장애'라는 한계... 어둠 속에도 빛을 발견한 '어둠 속의 대화'
이 제목을 들으면 당신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왜 어둠 속에서 대화하지? 상대방의 얼굴을 모르면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어서? 누구인지를 모르니 나이를 따질 것도 없고 다시 볼 사이도 아니니 거짓말을 해도 될 것 같기도 하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 북촌 한옥마을 숙박의 특별한 여행을 구상 중이었는데 '어둠 속의 대화'라는, 몰라서 더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일정을 집어넣으니 딸도 나도 신이 났다. 이윽고 우리 손에는 지팡이가 놓였다. 산악용은 아닌 시각장애인이 들고 다니는 막대 말이다. 그렇게 10명 정도의 일행이 손으로 벽을 더듬으며 앞사람의 어깨를 잡고 바닥은 지팡이로 툭툭 두들겨가며 마치 바로 앞에 낭떠러지가 있는 거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신중을 기하며 걸어갔다. "앞으로 세 걸음 가시면 기둥이 잡힐 거예요. 거기서 잠시 멈춰서 기다려 주세요. 다른 분들 도와드리고 오겠습니다."당연히 드는 생각은 '이 어두운 곳에서 어쩜 잘 보일 수가 있지? 특수안경을 썼나 보다!' 남자분이셨는데 시각이 닫히니 청각이 곤두서서 목소리에 더 집중하게 됐다. 목소리가 부드러웠다.
로마님과 같은 시각장애인 분들은 세상이 커다란 암흑 속의 미로라고 느껴지지는 않을까? 이 무지한 선입견을 품은 내가 감히 그분의 마음을 알기나 알까. 2시간, 처음에는 공포로 시작되었던 어둠이 가이드님 덕에 차차 괜찮아지긴 했지만 절대 그 이상은 이어갈 수 없을 만큼 불편했다.그런데 다행인 건 가이드의 목소리는 내 것보다 밝고 경쾌했다는 것. 이마저도 얼마나 못난 우월감과 연민일까. 우린 그들보다 볼 수 있는 능력 한 가지 더 가졌을 뿐이지 더 잘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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