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 예술마을 도서관 체험 프로그램 '예술을 쓰다'
지금의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강연, 책 놀이, 가족 공연, 예술 창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주 서학 예술마을 도서관도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지역 예술가와 함께하는 마을 탐방과 예술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을 쓰다'라는 상시 코너로 방문객들에게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을 쓰다'는 글감 바구니에서 무작위로 글감 두 개를 꺼내 문장을 완성하는 활동이다. 방문객들이 남기고 간 글에는 각자의 사연과 다짐, 재기발랄함과 순진무구함이 점철되어 깊은 울림과 웃음을 주기도 한다.인간은 누구나 시간 앞에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삶을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면 축복할 만한 일이다. 지금 여기에서 반세기 전 삶의 장소와 마주한 사람은 오랜 기억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할 것이다."스물여섯의 뜨거운 여름날 지친 몸을 이끌고 떠나온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나에게 인사를 건네고 싶어 안녕 잘하고 있어."인간이 원하고 바라는 욕망의 실현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욕망에 대한 기대만큼 인간은 실패를 경험했을지 모를 일이다. 문제는 실패에 대한 태도이다. 도서관 방문객은 용기와 사랑, 투지와 자신감 등으로 자신과 상대방을 격려하고 있었다.
"내가 너를 기다렸던 버스 정류장. 시간이 지날수록 네가 오는 시간은 늦어졌고, 아예 오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어두워진 버스 정류장을 지킨다. 하지만 내 마음은 점점 어두워지다 언젠가 다시 빛날 수 있겠지."허무개그 속에 재치 넘치는 글도 보이고 입체적이고 감각적 표현이 돋보이는 글도 발견했다.인생을 관통한 철학적 사유와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심오한 글도 있다. 서로 다른 글감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표현이 여러 가지 느낌으로 다가와 읽는 내내 즐겁다.도서관에 인접한 초등학교의 학생들 방문으로 도서관은 제법 북적거린다. 아이들은 '예술을 쓰다'에도 동참한다. 아이들의 표현은 거칠 것이 없어 개인의 해석이나 감정에 치우치기보다 사실의 진술에 충실하다. 맞춤법이 틀리면 어떠랴? 글의 마지막을 알리는 '끝'에도 거침이 없다. 아이의 천진난만함에 우리의 욕망 실현에 따른 걱정과 염려가 저절로 고개 숙여진다.
우리를 잠시 문학과 철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우리는 가끔 예술가가 되어 약육강식의 삭막하고 거친 세상을 감성이 넘치는 마음으로 건널 필요가 있다. 무작위적인 두 개의 글감이 우리를 아름다움과 사색의 시간으로 안내하고 험한 세상을 잠시 편한 마음으로 건너게 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우연함이 가져다주는 생각의 기회, 평범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이야기와 다짐, 재기발랄함과 순진무구함에 취해 보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서학 예술마을도서관 '예술을 쓰다' 코너에 참여한 방문객들의 글을 인용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회복 쉽지 않네' 공매도 쏟아지는 반도체티씨케이·원익IPS·솔브레인2분기 부진에 거래 비중 급등3분기 예상 실적도 하락세설비투자 회복 시간 걸릴 듯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중국, 경기악화 속 기준금리 인하·지방채무 조정 나섰지만…시장 기대에는 못 미쳐경제 악화 우려 속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안창호 선생 외손자 필립 안 커디 “이승만 기념관 건립 사업, 잘못됐고 말도 안 되는 일”할아버지·할머니는 일제와부모님은 일제·인종차별과난 역사 왜곡세력과 싸워도산 알리는 게 내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간토 조선인대학살 100년, 일본 정부 진상 밝힐 용의 없나올해는 일본 간토 조선인 대학살이 벌어진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역사적 과오에 눈감고 있는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