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나무가 환히 밝혔던 공간, 그 이유를 알았다

남원 만행산에서 섬진강 상류인 요천을 바라보는 산자락 연화봉(527.9m) 아래에 승련사(勝蓮寺)가 있다. 11월 중순, 만행산 단풍이 연화봉을 거쳐 승련사 사찰로 내려오는 늦가을 계절에, 유서 깊은 승련사를 찾아갔다. 고려 시대부터 수백 년 세월 동안 연화봉 아래의 유서 깊은 승련사가 있었다. 조선 시대 어느 때에 이...

남원 만행산에서 섬진강 상류인 요천을 바라보는 산자락 연화봉 아래에 승련사가 있다. 11월 중순, 만행산 단풍이 연화봉을 거쳐 승련사 사찰로 내려오는 늦가을 계절에, 유서 깊은 승련사를 찾아갔다.이 폐허 된 가람 터에 새로운 승련사가 수백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사실상 창건에 가깝게 40년 전에 중창되었다. 그리고 승련사의 도량 숲속에는 마애 범어 글자와 신비한 원형 무늬가 새겨져 있다고 알려졌다.

'옴마니파드메훔' 육자진언은 불교의 천수경에 나오는 관세음보살의 진언이다. 육자진언 '옴마니파드메훔'은"마니주를 품고 연꽃 위에 태어난다"는 의미라고 한다. 티베트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암송한다고 알려진 진언이다. 승련사의 '옴마니파드메훔' 육자진언은 금강삼매수행의 청각적인 만트라이고, 3개는 불정심인 또는 유가심인은 시각적인 만다라로 볼 수 있겠다. 유가심인의 '유가'는 범어 어원의 요가를 한자로 가차한 표기이다.고려 말 충신인 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와 더불어 친교가 깊었던 도은 이숭인은 그의 문집 에 이곳 승련사를 칠언절구 한시로 읊었다.언제 다시 동백꽃 한 그루 아래 길손이 되어 취해 볼까?'산다'는 차나뭇과의 동백나무이다. 고려 말 승련사에는 커다란 동백나무 한 그루가 있어서 그 나무의 수많은 붉은 꽃이 온 가람을 환하고 밝게 물들였다고 한다.승련사의 마애 육자진언 각자와 불정심인 도상이 조선 시대 초기에 새겨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 시대에 이곳 승련사는 억불숭유의 탄압 속에서도 진정한 수행자의 목표를 바위에 보란 듯이 튼실하게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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