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까지 걸어서 갔다, 소원이 이루어졌다 도산서원 걷기 등나무_꽃 계상서원 온혜리 박태신 기자
"안동 시내에서 도산서원까지 가는 버스는 녹색 물결을 헤치고 나아가는 지상의 배다. 7월 초순의 짙푸른 산과 들판, 논밭을 부러 버스 맨 앞 '선장님' 옆자리에 앉아 바라봤다. 아니 그 속을 물고기처럼 유영했다. 목적지만큼 다시 보고 싶었던, 예전 시골학교 등교 시간이 그랬듯 한 시간 가까운 '서원 등굣길'이었다."
바로 옆 퇴계 선생이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5년간 지냈다는 온계종택에 잠시 들르고, 마을 논밭 한가운데를 지나 돌아 나오는 길이었다. 그러다 뜻밖에 풀밭에 묻혀 있는 퇴계 선생의 시비를 발견하고 말았다. '지산와사'라는 시였다. '영지산의 달팽이 집'이라는 뜻이다. 한시와 그 번역문, 시 배경 설명이 같이 담겨 있었다.30세 무렵 이곳 영지산에 달팽이뿔만 한 작은 집을 지었지만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근처에 사시는 어머님께 문안드릴 수 있어 더없이 좋다는 내용이다. 자연의 도를 따라 우주를 관조하며 살겠다는 뜻으로 '달팽이 집'을 지었다고 했다.
개줄에 묶여 있는 시골 개들은 크게 짖어대도 사실 사람 손길이 그리운 존재들이다. 그런 개들을 나는 어루만져주곤 했다. 그런데 세 마리라! 한 마리는 새끼였지만 다들 얼마나 힘이 셌는지 모른다. 차례차례 정을 주었다. 그 바람에 내 옷과 가방은 개 발자국에 얼룩이 지고 말았다. 퇴계 선생이 50세 무렵 낙향해 독서와 저술에 몰두하고 제자들을 가르친 곳이다. 제자들이 많아져 도산서당을 짓기 이전 시절이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한 곳이기도 하다. 징검돌 따라 개천을 건넜다. 새로 복원된 건물이라지만 상관없다. 나는 서당 마루에 걸터앉았다. 선생의 사상은 몰라도 홀로 개울을 건너 고즈넉한 마루에 앉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웠다. 지산와사 시비, 계상서당 둘 다 사전지식 없이 걷다가 발견했다. 나는 퇴계 선생에게서 이런저런 덤을 받았다.갈림길로 돌아와 도산서원 쪽 도로를 걷기 시작했다. 오른쪽으로 내가 그토록 걸어가 보기 원했던 우거진 숲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3년 전 버스 안에서는 상하좌우 내 몸은 흔들렸고 숲은 시야에선 빠르게 지나갔는데, 그 숲이 연두색을 넘어 녹색과 진녹색으로 층을 이루며 차분하게 놓여 있었다. 7월 완전한 녹음 속에 무수한 나뭇가지들이 차도 쪽으로 침범하기 이전의 가지런한 모습! 눈이 딱 뜨이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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